맥주업계 세계2위인 벨기에 인터브루社의 OB맥주가 하이트 벽을 넘지못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라거"와 "카스"를 합쳐도 "하이트"에 5%정도나 점유율이 뒤떨어진다.

인터브루는 "버드와이저"의 아노이저부쉬와 더불어 맥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세계적 브랜드.

지난해에는 세계26개국에서 8억상자를 팔았다.

이 가운데 60%이상이 벨기에 이외지역에서 판매됐다.

올해에는 10개국이상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터브루는 외국에서 인기있는 로컬 브랜드를 인수해 시장을 공략한다.

한국에서도 OB맥주에 이어 카스맥주(구 진로쿠어스맥주)를 지난해 12월7일 인수했다.

두 회사를 통합 출범했을 때의 점유율은 49.1%.

그러나 지난 4월에는 점유율이 올 최저인 41%로까지 곤두박질쳤다.

10월 말 기준 점유율도 47.8%에 머물고 있다.

OB맥주로 새출발한지 만 1년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하이트벽을 깨뜨리지 못하고 있는 것.

하이트맥주의 점유율은 지난해 49.5%에서 올해 53.5%로 늘어날 전망이다.

판매량도 10월달에 이미 지난해 실적 7천4백만상자(5백㎖ 20병 기준)를 넘어섰다.

올해는 8천5백만상자를 판매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브루식 전략이 한국에서는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인터브루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하이트와의 ''물 전쟁''에서 밀리면서 추락한 브랜드이미지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우선 꼽을수 있다.

인터브루도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것.

한국경제신문이 넥스타커뮤니케이션과 공동으로 사이버 브랜드증시인 브랜드스톡(www.BRANDSTOCK.co.kr)에 상장된 2백54개 브랜드 가치를 평가한 결과 하이트는 1백63억원으로 라거(95억원)와 카스(79억원)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외국인 사장의 서구식 경영방식이 역효과를 냈다는 분석도 있다.

OB맥주 앙드레 웩스 사장은 주류 도매상들과의 거래를 현찰로 바꾸었다.

관행이었던 30∼90일짜리 어음거래를 전격 중단시킨 것이다.

거래 도매상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취지는 공감한다.그러나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게 도매상들의 반응이었다.

영업사원들의 접대비 지출규모와 판촉비 지원금도 줄였다.

◆OB가 하이트 벽을 넘을 것인가=OB는 내년에 ''몸집 불리기''보다는 ''내실경영''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카스와 라거의 타깃을 명확히 구분키로 했다.

카스는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사회 초년병을,라거는 20대 후반∼30대 중반을 공략대상으로 잡았다.

OB는 해마다 점유율을 1%씩 늘려간다는 목표다.

"2003년까지는 한국에서 정상을 탈환하고 그후 아시아 시장에도 본격 진출하겠다"는 게 OB맥주 마이클 글로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설명이다.

그러나 OB측 의지대로 될지는 한마디로 의문이다.

하이트는 브랜드가치를 내세워 내년에 점유율을 60%선으로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정상의 자리를 결코 내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인터브루가 열세를 만회하고 한국에서도 정상에 오를수 있을지 주목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