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일 급락함에 따라 보험회사들의 연말 지급여력비율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보험회사들은 현행 지급여력비율 산정제도의 개선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말 613이던 종합주가지수가 최근 500선으로 주저앉으면서 보험회사들이 대규모 유가증권평가손실을 입어 올 연말 지급여력비율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D생명 등 9월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이 1백%대에 그쳤던 5~6개 사는 올 연말에 1백%에 미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일정시점(분기말)만의 주가를 기준으로 주식평가손을 따지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1개월 평균주가 또는 3개월 평균주가를 근거로 해 평가손을 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내용의 지급여력비율 산정 개선안을 최근 금감원에 냈다고 밝혔다.

한 중소생보사 사장도 "대부분의 국가들이 보험사 보유 유가증권의 가치를 시가가 아닌 원가로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지급여력비율은 대차대조표상의 재무구조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시점을 기준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시가법 적용에 따른 문제가 비단 보험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가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의 경우 이론상 조작도 가능하며 왜곡현상이 생길 수 있는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시가법을 도입한지 만 2년밖에 안됐으므로 지금은 이를 지키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은 리스크가 큰 자산이기 때문에 급변위험을 염두에 두지 않고 투자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주먹구구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한 보험사들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