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톱 탤런트가 인기드라마에서 사용한 제품이 번잡한 시장 어귀에서 팔리는 장면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시청자들의 관심이 클수록 주인공이 사용한 제품이 많이 판매되는 것은 물론이다.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한 상술이다.

영상의 홍수 속에 사는 우리는 매일 TV나 영화 속에서 부지불식간에 수많은 제품과 맞부딪힌다.

그런 제품들은 소비자들의 잠재의식 속에 자연스럽게 상품의 이미지를 심고 갖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이것은 대부분 기업 마케팅의 일환으로서 의도적으로 이뤄지며 흔히 우리는 이것을 "PPL마케팅"이라 부르고 있다.

"PPL(Product Placement)마케팅"은 대표적인 간접광고의 일종이다.

광고주에게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상업광고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대중들에게 노출시킬 수 있다는 점고 제작사로서는 일종의 출연료(보통 제품협찬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제작비)를 받는다는 점에서 윈-윈(win-win) 형태의 성격을 띈다.

"PPL"의 역사를 살펴보면 1945년 워너브라더스사에서 제작한 "밀드리드 피어스(Mildred Pierce)"에 등장한 "버번 위스키"가 그 시초였다.

그러나 본격적인 PPL 마케팅의 등장은 지난 82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ET"에 등장했던 리스(Reese)사의 초코볼로 알려지고 있다.

영화개봉 3개월만에 초코볼의 판매신장률이 65%에 이르는 엄청난 성공을 보이자 PPL이 마케팅의 도구로서 새롭게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영화 "약속"에서 깡패두목 박신양이 전도연에게 선물한 마티즈와 영화 "접속"에서 두 주인공을 맺어준 유니텔이 PPL의 효과를 톡톡히 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PPL 마케팅은 초기에는 주로 영화 속에서 사용되었지만 이제는 TV드라마 속에서 더욱 널리 사용되고 있다.

90년대 들어서면서 트렌디 드라마의 열풍과 함께 드라마속의 PPL은 기업 홍보전략의 중요한 틀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리모콘으로 채널을 돌려버리면 그만인 상업광고에 비해 드라마 속의 PPL은 시청자들에게 큰 저항감 없이 무의식적으로 제품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이때문에 PPL 마케팅은 자동차,전자제품,가구 등 거의 전 제품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제품뿐만 아니라 소품 장소 등을 제공하면서 드라마 전반에 자사브랜드를 노출시키는 "패키지 PPL"까지 등장하고 있다.

또 PPL 마케팅은 단순히 영화나 드라마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각종 현장 이벤트와 온라인 등으로 급속하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PPL이 각광을 받게 되자 각 기업들은 과거 단순히 제품을 끼워 넣는 차원을 넘어 배우의 대사를 통해 제품명을 직접 전달케 한다거나 제작비 지원을 통해 시나리오 구성단계부터 참여하는 등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따라서 PPL만을 전문으로 대행하는 업체가 최근 많이 생기고 있고 일부 광고대행사에서는 전담직원까지 두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PPL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경제가 어렵다는 요즘 PPL은 상업광고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수요는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못했던 참신한 방식의 PPL이 앞으로 다양하게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김재훈 코래드 광고1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