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찬무 < 前 공정거래위원회 단체과장 >

얼마전 언론에서는 이동통신시장에서의 경쟁과 관련한 논란이 뜨거웠었다.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흡수 통합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합병 후의 시장점유율을 1년 이내에 50% 이하로 감축하라는 시정조치를 한 바 있었고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기간을 1년 더 연장해 달라고 이의신청했으나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진전과 관련해 관계 사업자들의 입장과 여론이 언론에 올랐던 것이다.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흡수합병과 관련한 공정위의 시정조치는 물론 하나의 사업자가 시장에서 과다한 점유를 차지함으로써 그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확보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제하에서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이룸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또 기술개발에 보다 더 유리할 수 있다.

네트워크 시장에서는 초기투자비용이 큰 반면 일단 네트워크가 확립된 이후에는 수확체증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른바 ''Metcalfe의 법칙''에 의하면 네트워크의 유용성은 그 가입자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견해도 있다.

편익이 빠르게 증가한다는 말이다.

다른 한편으로 독점시장에서는 완전경쟁시장에 비하여 생산량은 더 적은 반면 가격은 더 높아짐으로써 소비자의 후생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 후생이 감소한다는 것이 경제이론의 일반론이다.

그러나 경쟁시장에선 경제의 총 생산량이 증가함으로써 경제의 효율성이 증가한다.

현재의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독점상태는 아니다.

과거의 독점적 시대를 거쳐서 지금은 4개 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참가 사업자간 세력균형은 차이가 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당국이나 여론은 공정한 경쟁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논란은 어떠한 기준에 의해 결론이 내려져야 할 것인가.

이는 자명하다.

그것은 바로 소비자 및 사회전체의 입장에서 판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 및 사회전체의 편익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물론 여기에는 단기적인 면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기술발전을 촉진하는 측면도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이다.

완전경쟁이 이루어지지는 못할지라도 이에 버금가는 경쟁기반을 확보함으로써 소비자 후생, 나아가 사회적 총 후생이 최대화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공정위의 시정조치 내용은 합리적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그 내용대로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게 국민들의 일반적인 의견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