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건설 자구안의 마지막 고비인 ''계동사옥'' 매각의 해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매입 당사자로 거론된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이 인수 거부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다 현대건설을 지원키로 약속했던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마저 19일 중국으로 떠나는 바람에 새 해법을 찾아야 할 상황이다.

대안으로는 계동사옥을 관계사들이 분할해서 매입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상선 현대석유화학 현대종합상사 등과 계열분리된 정씨 일가 등이 층별로 매입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들도 자사 사정 등을 이유로 매입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이백(Buy back) 옵션을 넣어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인수주체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10년간 현대건설이 사용하면서 이자를 부담하고 이후 되사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1천8백억원대에 이르는 건물을 매입할 자금력 있는 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밖에 위탁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서산농장을 토지공사에 위탁매각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자금을 일단 끌어다쓰고 매각시한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계동사옥 매각 외에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인력감축,경영진 교체 등 경영개선방안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자구안을 마련할 경영진들이 정부가 지목하고 있는 퇴진 대상이어서 딜레마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의 자구안은 당초 계획했던 20일에 발표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