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연구로 유명한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ISU) 농과대학 실험실.

한쪽 켠에 들어서 있는 재봉틀처럼 생긴 기계에 눈길이 미쳤다.

실험에 몰두하고 있는 연구원으로 부터 "돼지고기에 물넣는"기계라는 설명을 들었다.

아이오와 연구진이 5년전부터 매달려온 "물넣은 돼지고기 연구과제(Injected Porks Project)"를 실현한 기계다.

아이오와대는 안심 등심 등 비인기 부위의 돼지고기에 물을 넣어 맛을 내는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98년에 "물넣은 돼지고기(Injected Pork)"란 이름으로 상품화됐다.

물넣은 돼지고기는 살코기 속에 물과 소금,향료를 넣은 것이다.

중량의 10%가량은 물이다.

이 고기는 육질이 연하고 맛도다양하다.

그래서 인기가 높다.

시장점유율이 이미 15%를 넘어서고 있다.

물먹인 소나 돼지를 부정적으로 보는 우리들과는 판이하다.

아이오와대가 삼겹살과 목살을 제외한 비인기 부위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이 기술을 개발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98년 1백kg 짜리 돼지 한마리값이 말보로 담배 한상자(10개들이)값과 비슷한 40달러선까지 떨어지면서 소비촉진을 위해 기술개발에 나섰습니다" 로버트 E.러스트(72)교수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요즘 1백kg 짜리 돼지 한마리 값이 10만원대로 폭락하고 있다.

11년만의 최저 값이다.

돼지파동까지 일어날 조짐이다.

이는 사육두수가 크게 늘어난데다 구제역으로 수출이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국내상황이 어려운데도 수입은 늘고있다.

미국산 돼지고기 삼겹살과 목살 수입은 올들어 9월까지만 이미 1억1천만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인이 싫어하는 비삼겹살 부위를 새로운 제품으로 개발하지 않는한 이같은 문제는 풀리지 않을수 밖에 없다.

한국정부는 돼지값이 폭락하면 돼지를 사들이거나 새끼돼지를 갖다버리게 하는등 수급조절에만 의존해 왔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기보다는 땜질식 처방에주력해 왔다.

아이오와대에서 개발한 "물넣은 돼지고기"사례를 타산지석으로삼아야 할 것 같다.

드 모인(미아이오아주)=김상철 유통부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