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트럭 기사였던 인천의 S씨(47)는 자신의 가게를 갖는게 꿈이었다.

억척스럽게 일한 덕분에 1억원 이상의 사업비용을 마련하고 드디어 횟집 창업을 했다.

당시는 대형 횟집이 한창 인기를 끌고 있을 때였다.

그는 인천 용현동 중산층 주거밀집 지역에 있는 건물 2층에 점포를 냈다.

초기 투자비용으로 1억5천만원이 들었다.

점포 크기는 60평으로 넓은 편이었으나 2층인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다만 주변에 경쟁 횟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가게들도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던 터라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엄했다.

저녁 술모임 등으로 회가 인기가 있을 것이라는 S씨의 기대만큼 손님은 많지 않았다.

넓은 점포 전체를 횟집으로 운영하니 계속 적자가 발생하게 됐다.

결국 한쪽은 횟집으로,나머지 반쪽은 저렴한 가격의 돼지고기 구이집으로 다시 개업했다.

나중에 시작한 돼지고기 구이집에 손님들이 예상외로 많아 S씨는 가게 전체를 돼지고기 구이집으로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S씨의 희망을 무너뜨리는 일이 발생했다.

그즈음 S씨의 돼지고기 구이집이 잘되는 것을 본 건물주 아들이 1층 전체에 생고기 전문점을 차렸기 때문이다.

계약서에 특별한 조건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S씨는 아무런 저항 수단없이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점포 계약기간이 만료되자마자 S씨는 아무 미련없이 가게를 정리했다.

비교적 서민층이 많은데다 유동인구도 뜸한 곳에 객단가 1만5천원 이상인 비싼 횟집을 운영한다는 것은 무리다.

유행업종의 성장성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만 믿고 경험이 없는 초심자가 자세한 사전조사없이 사업을 시작한 것도 실패원인중 하나다.

업종을 정할 때는 배후 입지의 성격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S씨처럼 주변 상권이 그리 활성화되지 못하거나 중.저소득층 밀집 지역이라면 횟집 아닌 다른 업종을 고려했어야했다.

점포의 평수가 넓은 점을 1백% 활용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점포 한쪽에 마련하는 것도 점포 활성화의 좋은 방법이다.

성급한 도전은 실패만 초래할 뿐이라는 교훈을 얻은 S씨.

요즘 자신의 투자금액과 적성에 맞는 사업을 찾기 위해 고심중이다.

사전조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02)786-8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