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퇴출 후유증이 심각하다.

11·3 기업퇴출에다 대우자동차 부도까지 겹치면서 자동차·건설분야에 속한 대부분 기업들이 도산공포에 빠져들고 있고 철강 등 전후방 연관 산업으로까지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시장과 제도의 흡수능력을 넘어서지나 않을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거래기업들이 대부분 어음결제를 통해 연결되어 있는데다 시중 자금흐름이란 것이 산업의 경계를 넘어 그물망처럼 짜여져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도미노 현상일 것이다.

결국 멀쩡한 기업과 산업에까지 불똥이 튀지나 않을지 걱정이고, 외환위기 직후 같은 극심한 신용공황 우려마저 떨쳐버리기 어려운 국면이다.

기업퇴출과 대우자동차 부도 이후 국고채 가격이 급등하는 등 시중 자금이 민간산업 분야에서 정부부문으로 급속히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 그런 정황이다. 무디스 등 외국의 신용평가회사들이 한국기업들의 부채 상환능력에 또다시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가벼이 볼 대목이 아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미 신용공황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분석을 제기하고도 있다.

외환위기가 대외신용의 추락에서 발생한 문제였다면 지금은 국내시장에서의 신용공황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지적들이다.

이같은 신용붕괴 현상을 방관해서는 안된다.

기업퇴출 후유증이 산업의 경계를 넘어 전체 경제로 확산되기 전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라도 이를 차단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퇴출기업의 거래기업들에 새 어음을 교환해주는 방법으로 부도 도미노를 차단한다는 것이지만 이는 거래은행들의 적극적인 어음할인 지원없이는 실효성이 없는 제도다.

중소기업 경영안정 자금 지원액을 6백억원으로 늘린다지만 더 늘려야 할 것이다.

단골 메뉴이기도 한 특례 보증한도 증액도 문제는 실효성이다.

당국은 비장한 각오로 후유증 수습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