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8조2천2백억원(금융권 부채 11조9천5백46억원)의 빚을 짊어진 대우자동차가 최종 부도처리됨에 따라 한국경제는 또 한차례 충격에 휩싸였다.

연간 2백만대의 생산규모를 가진 대우차 국내외 공장들은 가동 중단이 임박했고 9천3백60개의 협력업체들은 연쇄 도산위기에 직면했다.

금융권에 막대한 추가손실이 발생하면서 국민부담이 가중되고 대량 실업도 발등의 불이 됐다.


◆ 가동 중단 =두달전부터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한 부평공장의 경우 빠르면 이번주중 라인이 올스톱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레간자 매그너스 등의 차종은 핵심 부품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수입대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생산이 불가능하다.

레조 누비라 등을 생산하는 군산공장과 마티즈를 만드는 창원공장도 운영자금이 바닥나 정상적인 가동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차 국내공장으로부터 조립용 차량을 공급받는 해외 공장 역시 생산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 협력업체 연쇄도산 =1만여개에 육박하는 1,2,3차 협력업체들도 결제 중단으로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60만여명의 종사자 및 그 가족들도 생계유지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됐다.

특히 다른 거래선 없이 대우차와만 거래하는 1백76개 업체의 경우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일까지 협력업체들이 지급받지 못한 납품대금은 이미 1천7백억원을 넘고 있다.

법정관리 개시전까지는 채권.채무관계가 동결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협력업체의 연쇄도산과 이로 인한 대량 실업의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진성어음 결제가 시작되더라도 상황은 별로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금융권 추가 손실과 국민부담 증가 =대우차의 부도 처리로 은행권은 최소 5천억원 이상의 충당금 추가 적립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자동차가 법정관리 상태에서 매각될 경우 헐값매각이 불가피해 은행권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대우차에 대한 금융권 여신은 은행권의 4조7천5백99억원을 포함, 11조9천5백46억원에 이른다.

특히 한빛(8천4백40억원) 조흥(4천4백89억원) 외환(3천8백80억원) 서울(3천3백15억원)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이 은행권 여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액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곧 국민부담으로 연결된다.

충당금 적립비율은 한빛은행 44%, 조흥 50%, 외환 65%, 서울 50% 등으로 은행권 전체의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는 2조1천7백억원(적립비율 43.1%)이다.

법정관리 업체에 대해서는 여신의 50% 이상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하기 때문에 약 5천억원 정도의 추가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75% 이상 적립하는 우량 은행 수준에 비춰보면 그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조일훈.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