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발표될 예정인 은행권의 퇴출기업 판정은 우리경제에 또한차례 큰 충격을 줄 것이 틀림없다.

크고 작은 수십개 기업들이 한꺼번에 정리될 경우 관련 납품업체나 하청업체들이 연쇄도산 위기에 내몰릴 수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 기업들이 국내외에서 벌여 놓은 사업이나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등 그 파장이 엄청난 만큼 정부당국은 사후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채권은행단은 약 50개 기업들 가운데 30개 가량은 즉시 청산하며 나머지는 법정관리 매각 워크아웃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한다.

이중 일부 기업들에 대해서는 채권금융기관간에 입장이 엇갈려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는 소식이다.

그만큼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퇴출판정 자체보다는 대상기업들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정리하는 일이라고 본다.

이번 조치로 인한 파장이 크면 클수록 더욱 그렇다.

그러자면 먼저 확고한 업무처리 원칙을 세우고 채권금융기관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번 기업퇴출의 여파가 곧바로 은행들에 미칠 것이 분명한데 과거처럼 채권금융기관들간에 이해다툼이 벌어지면 2단계 금융구조조정도 차질을 빚기 쉽고,그렇게 되면 신용경색이 심화돼 멀쩡한 기업들까지 쓰러지게 된다.

관련업체들의 자금난을 덜어주는 것도 매우 시급하다.

특히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연쇄도산하는 일이 없도록 관계당국은 유동성 지원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정치권도 초당적으로 협력해 이달중에 심의할 예정인 40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 추가조성안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마땅하다.

만일 이번에도 당리당략을 앞세워 정쟁을 일삼을 경우 온 국민의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또한가지 중요한 일은 노동계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벌써부터 노동계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들만 일방적으로 희생당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이달 중순께 노동자대회를 열어 투쟁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물론 해고된 근로자들이 겪게 될 좌절감과 생활고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구조조정에 따른 고통을 회피하려다간 훨씬 더 심각한 사태를 당하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업 구조조정은 어떤 일이 있어도 신속히 마무리돼야 한다.

관계당국은 어제 구성된 실무대책반을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빈틈 없는 사후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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