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충무로의 화제는 여전히 "공동경비구역 JSA"(감독 박찬욱.제작 명필름)다.

최다 개봉관(43개관),최다스크린(55개),주말최고관객동원(21만5천명),서울 관객 1백만명(개봉후 10일),2백만명(47일)최단기간 돌파...

국내 영화흥행사를 다시 쓰는 잇단 신기록에 이어 "쉬리"가 세운 최고흥행성적(전국5백80만)까지 넘을 기세다.

최소한 10년동안은 깨질리 없다던 바로 그 기록.성사 여부에 대한 관심은 흥행마술사로 불리는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에게 모아진다.

"물론 넘어서기를 바랍니다. "쉬리"를 이기는 자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당분간 넘보기 힘들 것으로 믿던 기록이 깨진다면 우리 영화계에 새로운 자극과 긴장이 되겠지요. JSA가 아니더라도 기록을 경신하는 작품이 계속 나왔으면 합니다. 그래야 한국영화가 발전하고 더 성장할 수 있을테니까요"

"JSA"의 흥행성공은 "기본"이 충실한 작품의 힘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특기할만 하다.

멜로나 해피엔딩같은 이른바 흥행공식을 비껴가고 있지만 관객들은 열렬히 환호했고 찬사를 보냈다.

물론 그 뒤에는 심대표가 중심에선 기획과 마케팅의 힘도 컸다.

"때마침 시운도 따라줬고 마케팅에도 힘을 많이 기울였어요.
하지만 마케팅은 잘될 영화를 더 잘되게끔 동력을 보태는 역할에 불과합니다. 영화가 곧 배급이라는 말이 있지요. 핵심은 완성도라는 의미지요. JSA는 우선 완성도 높은 좋은 영화로 평가받았고 거기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JSA"로 메이저 제작사의 위상을 굳힌 명필름은 이미 다음을 바라보고 있다.

동시제작시스템을 갖추는데 이어 흥행대작은 물론 다양한 색깔의 작품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둘 계획.김기덕 감독의 "섬"에 이어 현재 준비중인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같은 작품들이 대표적이다.

"다양성을 논할 수 있는 새로운 영화를 만든다는게 명필름의 목표입니다. 금기를 깨는 영역에 과감히 도전하려 하구요. 흥행여부와 무관하게 개성있는 작품을 만드는 게 쉬운일은 아니지만 어려움을 가능성으로 바꾸는 게 제작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성격에 맞춰 예산을 세우고 제작단계부터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거나 마케팅 전략을 치밀하게 세우거나.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요. 대박보다는 손해 안보는것을 미덕삼아 꾸준하게 폭넓은 영화를 만들기,그게 꿈이지요"

글= 김혜수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