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기업인 리타워텍의 주가조작 의혹은 증권가의 주목를 끌기에 충분하다.

재래업종 기업을 인수해 첨단 인터넷 기업으로 환골탈태시킨다는 것을 재료로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폭락했고 이 과정에서 소액투자자들의 피해도 확산일로라고 한다.

주식교환(stock swapping) 방식으로 잇달아 계열사를 늘렸고 그때마다 주가는 급등세를 보여 3천원을 밑돌던 주가가 한때 32만5천5백원까지 치솟기도 했다니 약세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어안이 벙벙한 상황이다.

당국이 주가조작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곧바로 연일 하한가를 보이고 있음을 고려하면 선의의 피해자도 적지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리타워텍에 쏠리는 세간의 의문은 이 회사가 아시아넷이라는 외국회사를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하면서 구사한 일련의 외자도입 기법이 과연 정당한 것이었는지와 주가급등 과정에서 내부자 거래 혹은 주가조작은 없었는지에 모아지고 있다.

회사측은 모든 과정이 적법하게 이루어졌으며 주가조작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감독당국의 조사결과에 따라 외자유치 자체가 불법 편법으로 판명날지, 아니면 다소 복잡한 기법이 동원된 것일 뿐 적법한 절차였던 것으로 결론이 날지는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1조원이 넘는 거금을 자신이 대주주인 역외펀드에서 차입(외자유치)하고 이 돈을 국내에 반입한지 불과 3시간 만에 해외투자 명목으로 다시 빼내갔다니 일반인들로서는 무슨 조화가 일어났는지도 이해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문제는 아무런 사업상의 가치증식 없이 가공의 자본만 늘리는 이같은 방식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며 또 이 모든 절차가 증권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사전에 공시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가공자본의 증식 만을 재료로 그처럼 주가가 급등했다는 사실이야말로 우리 증권시장의 허약한 기업평가 능력을 반증한다고 하겠지만 전광석화처럼 이동해다니는 국제적인 자본이동 과정을 우리 정부가 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충분히 포착해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여간 걱정스런게 아니다.

이번 사건이 한국디지탈라인의 주식 상납 사건에 뒤이어 터져나왔다는 점 또한 주목할 대목이다.

코스닥 주가가 폭락하면서 다양한 사건 사고가 터질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기도 하지만 이들 사건들이야말로 투자자들의 투자의욕을 꺾고 코스닥 시장의 기반을 스스로 허무는 일이라는 점에서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책이 뒤따라야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