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부동산을 판 돈으로 기계성능실험을 할 정도로 기술력 확보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이트롤(대표 김봉구.김영창)은 외환위기의 여파가 몰아친 지난 98년, 회사 부동산을 처분한 돈으로 한번에 10만달러나 드는 기계성능실험을 강행했다.

이런 투자가 있었기에 오늘날 "열확산식 기체유량계"를 개발할 수 있었다는게 이 회사 김봉구(62) 사장의 생각이다.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이 회사는 최근 한국전력과 울진원자력 5.6호기용으로 "열확산식 기체유량계" 35억원 어치를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6년간의 연구 개발끝에 외국업체들이 독식하던 시장을 뚫는데 성공한 것.

이 제품은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흡기량과 배기량을 조절하는 기계다.

원자력 발전소 등 고도의 안정성과 정밀성이 요구되는 곳에서 주로 사용된다.

열을 전달하는 기체의 유량을 디지털 방식으로 정확하게 조절한다.

최고 품질등급인 Q등급을 공인받았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김봉구 사장은 30여년간 레벨계측기기 유량계 등 각종 계측기기를 국산화해온 기업인이다.

한양대 전기공학과(59학번)를 졸업한 후 산업화와 함께 국내에 들어온 각종 외제 자동화 설비를 유지 보수하는 일을 시작했다.

자동제어계측기들을 주로 손봐주다 75년 회사를 설립했다.

오수 처리설비 레벨계측기기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선박용 레벨계측기, 액체량 검출기 등 초창기엔 레벨계측기들을 전문 제작했다.

풍산금속 포항제철 등 굵직굵직한 업체들의 공장에 이들을 설치했다.

92년에는 유량계교정설비를 설치하고 유량계 검교정 사업을 시작했다.

검교정 사업을 하면서 기술을 축적해 전자유량계, 차압식 유량센서를 비롯해 터빈유량계 열전달게스유량계 등 다양한 유량계들을 만들었다.

현재 일본 타이완 싱가폴 호주 프랑스 등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개최된 국제계측기기박람회에서 호평을 받는 등 품질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 차압식유량계를 세트화 하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봉구 사장은 "하이트롤의 검.교정 설비로 검사를 받은 제품은 품질 하나는 믿어도 될 것"이라며 "올해 매출 7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031)943-0875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