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KDL)사장과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의 구속영장에선 이씨가 금고에서 빼낸 뭉칫돈으로 정씨를 상대로 고리사채를 놓았던 사실이 밝혀졌다.

정씨는 담보로 맡긴 고가 주식을 헐값 주식으로 맞교환하는 등 고가주식을 빼간 점도 드러났다.

이씨는 지난 6월에만 동방금고에서 1백96억원을 빼내 정씨에게 고리 사채를 놓았다.

신용금고에서 연 19%대로 빌린 돈을 연 25∼30%의 사채로 다시 돌린 것.

그 당시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벌였던 정씨는 인수한 벤처기업의 주식이 코스닥에서 뜨기만 하면 ''대박''이 터진다는 점에 눈이 어두워 주저없이 사채를 받아 썼다.

KDL 부도를 한달 앞뒀던 지난 9월 한달동안 정씨는 1백억원을 동방과 대신금고에서 대출받았다.

자금난에 봉착,어음을 막는데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특히 어음할인수법으로 15억∼30억원씩 뭉칫돈을 측근명의로 빌려 썼던 정씨는 금고에 담보로 맡긴 주식을 다른 주식과 맞바꿔가기도 했다.

지난 6월 대신금고에서 14억원을 빌리면서 담보로 맡겼던 코스닥유망기업 E사 주식 2만주(시가 17억원어치)를 평가도 제대로 돼 있지 않던 장외주식인 K,M,S사 주식 3만4천주와 맞교환해간 것으로 밝혀졌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