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이탈리아의 마르코니가 발명한 무선전신, 독일의 브라운이 고안한 브라운관, 미국의 페슨던이 찾아낸 진폭변조(AM)기술 등을 바탕으로 1927년 탄생했다.

인터넷은 72년 미국방부 첨단연구프로젝트국(ARPA)의 컴퓨터네트워크 아르파넷을 기초로 태어난 뒤 89년 월드와이드웹(WWW) 창안을 계기로 컴퓨터미디어시대를 열었다.

PC의 기능이 놀랍도록 다양해지면서 대두된 화두는 차세대 가전기기의 대표가 ''TV냐 PC냐''였다.

기성세대가 편리함과 익숙함을 들어 TV쪽을 선호한데 반해 젊은층은 PC로의 이전을 점쳤다.

그러나 이런 물음은 점차 의미없는 것이 되고 있다. 두가지가 통합된 새 기기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TV에 PC기능을 접목시킨 인터넷TV나 미국과 영국에서 나온 퍼스널TV등이 그런 예다.

퍼스널TV란 TV에 하드디스크를 내장,테이프 없이 자동녹화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드라마''''김석훈''''김희선'' 하는 식으로 장르나 이름만 입력해두면 프로그램이 저절로 녹화되는 만큼 방송시간에 맞춰 TV 앞에 앉아있을 필요 없이 언제든지 시간날 때 원하는 프로그램만 볼수 있다.

광고생략 버튼을 눌러 놓으면 광고를 안봐도 된다.

따라서 퍼스널TV가 대중화되면 방송과 광고 산업을 뿌리째 흔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싫든 좋든 방송국에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볼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자기 마음대로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이른바 맞춤TV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국내에서도 음성과 리모컨으로 화면조절과 정보검색이 가능한 인터넷TV 서비스가 개시됐다.

컴맹과 넷맹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그러나 퍼스널TV가 일반화되면 광고만 안보는 게 아니라 개인이익과 관계없는 뉴스나 세상일은 완전히 외면할 수도 있다.

광고야 어떻게든 보게 하는 방법이 나오겠지만 사회적 이슈를 전달하거나 공공캠페인을 벌이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외국 프로그램이 더 좋으면 국내 프로그램을 전혀 시청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기술의 발전이 축복일지 저주일지는 전적으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