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는 실내분위기를 좌우하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신혼부부들은 전통적으로 가구 구매를 결혼준비의 중요한 과정으로 생각해왔다.

요즘들어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구매 양상은 점차 변하고 있다.

방향은 크게 세가지.

첫째 단품위주의 구매다.

장롱 화장대 문갑 장식장 등을 고루 갖춘 세트 형태보다 단품 구매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필요한 것만 사는 것이다.

내구성 못지않게 기능성,경제성,디자인을 중시하고 있다.

가구업체도 이런 취향에 발맞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둘째,홈오피스용 가구 구입이 늘고 있다.

컴퓨터 보급이 늘고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방한칸을 아예 서재겸 개인사무실로 꾸미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에따라 혼수용으로 PC와 주변기기를 놓을 수 있는 가구를 사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가구업체가 신혼부부를 겨냥한 소호(SOHO)용 가구 생산에 무게를 두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세째,침대 구매를 중시한다는 점.

침대는 선택이 아닌,필수품목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하루의 3분의 1을 보내고 인체가 접촉하는 공간인 만큼 건강을 감안한 제품선택이 중요해지고 있다.

올 가을 가구의 가장 큰 흐름은 체리 컬러의 강세다.

밝고 화려한 하이글로시(유색 고광택)제품이 퇴조한 가운데 자연색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붉은색 체리컬러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올 가을은 체리 일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체리가 격조높은 실내공간을 연출하는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세계 최대 가구전시회인 밀라노국제가구전시회에서도 체리 계통의 소재가 인기를 끌 정도로 세계적인 유행이 되고 있다.

인테리어의 큰 흐름인 자연주의와도 맞물려 있다.

체리 다음으로는 단풍나무(메이플)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내추럴 제품보다 밝은 색을 좋아하는 신혼층을 중심으로 화이트제품이나 내추럴과 화이트나 밝은 컬러가 가미된 콤비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디자인은 단순한게 주류를 이룬다.

장식이 없는 제품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클래식풍보다는 모던스타일이 각광을 받으면서 금속으로 액센트를 준 제품도 눈길을 모으고 있다.

금속은 차가운 대신 하이테크한 이미지를 줄 수 있어 첨단분위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찾는다.

올 가을 신혼가구 시장은 약 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가정용가구가 약 7천억원,홈오피스와 부엌가구 등이 나머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정용 가구에서는 장롱과 침대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가을철 장롱시장이 3천억원 침대 시장이 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낙훈 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