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음식이지만 맛은 우리 것으로''

롯데리아가 막강한 자금력과 마케팅 노하우를 갖춘 거대 외국 패스트푸드업체들의 파상 공세에 맞서 업계 선두자리를 꿋꿋이 지켜내고 있는 비결이다.

패스트푸드시장은 지난해 8천억원에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해마다 20%의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황금시장이다.

그만큼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외국계 패스트푸드업체들의 시장 공략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파격적인 가격인하전에 이어 치열한 광고전이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고 있다.

롯데리아가 이같은 ''다국적군''들의 공격에 끄떡없이 버티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들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7년 한국의 대표 음식인 불고기를 서양음식인 햄버거와 접목해 개발한 ''불고기버거''가 크게 히트치면서 시장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98년 불갈비버거,99년 라이스버거에 이어 올해 새우 라이스버거를 잇달아 시장에 내놓으면서 한국인들의 입맛을 공략했다.

서비스도 맛깔스럽다.

에인젤이란 객석 전문도우미 제도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3∼4명이 수시로 매장을 돌아다니며 좌석도 정리하고 고객들의 불편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기존 패스트푸드점과 달리 고객 가까이서 이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한 제도이다.

점포 수 경쟁에서는 외국계 업체들을 저만치 따돌리며 독주하고 있다.

지난 79년부터 패스트푸드 시장을 먼저 개척한 덕분이다.

그러나 맥도날드 등 외국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찮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날드는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매장 수 면에서 롯데리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백20개에 불과하지만 이중 프랜차이즈점은 12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직영점이다.

양질의 맛과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점포를 따내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만큼 자격과 조건이 까다롭다.

햄버거대학 등 1년간의 ''혹독한''연수프로그램을 이수해야만 겨우 자격이 주어진다.

불고기버거 특불버거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개발은 기본이다.

덕분에 맥너겟은 출시 4개월 만에 2천만개가 팔리는 공전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한국인 정서에 어필하는 마케팅전략도 적극 도입했다.

효녀 심청전을 소재로 한 TV광고는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