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혁 < 생명의 숲 공동위원장(유한킴벌리 대표이사) >

해발 98m,꼭대기 넓이 10만3천평의 광활한 고지인 난지도 매립지 제1봉.

그 곳에서 보는 경관은 입장료 2천원을 내고 보는 남산 서울타워의 전망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황홀''하다.

여의도를 휘감고 내려와 행주산성 김포공항쪽으로 흘러내려가는 한강의 거대한 물줄기,한강변의 찬란한 낙조,외곽의 멋진 산.

서울시는 이 아름다운 난지도 매립지 제1봉 10만3천평 중 5만8천평을 떼내어 가족공원 대신 골프장 건설을 추진했다.

그런데 녹색서울시민위원회 22명 위원의 사퇴 및 각계의 강력한 항의에 직면하여 골프장 추진을 일단 보류하고 재검토 의사를 밝힌 것은 잘 한 일이다.

서울시 환경백서 2000에서도 언급하고 있다시피 서울시민 1인당 생활권 공원 면적은 선진국 수준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1평밖에 되지 않는다.

이를 최소 2평 수준으로 늘리려면 시민공원 1천만평이 새로 확보돼야 한다.

시급성과 정책의 우선 순위가 가족공원에 있는 이유이다.

특히 지금은 관이 나서서 환경에 유익하지도 않고 경제성도 없으며 우선 순위가 아닌 일을 할 때가 아니다.

중앙정부나 기업들이 제2차 개혁을 앞두고 공적자금 확보와 실업자 대책에 힘을 모을 때다.

혹 서울시에서만 예산이 남아돈다면 무언가 크게 잘못된 것이다.

각종 기금의 낭비가 언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수많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살릴 수 있는 돈이 꼬리표가 붙어 잘못 쓰이는 것을 대다수 시민들은 이제 용납하지 않는다.

더구나 골프장이라면 서울 근거리에 이미 너무 많이 건설되고 있다.

전국 골프장 1백40개 중 경기도에만 70개가 있다.

또 경기도에서 33개가 추가로 건설 중이다.

무려 47%나 증가될 예정이다.

이래도 관이 나설 일인가?

서울시가 나서면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에 불을 지피는 셈이니 그 뒤 확산될 난개발,환경파괴,자연재해는 누구의 몫이란 말인가.

시민단체 대표들의 말이나 학자들의 말이 맞을 때는 비록 관이 한번 세웠던 계획이라도 취소하는 것이 도리다.

경제시련기에 고작 하루 3백명이 추가로 골프를 즐기게 하기 위해 관이 나서 3백억여원을 들이려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다.

시민들의 손에 맡겨두면 수백억원의 국가 예산이 절약돼 좋고 급한 일에 쓰일 수 있으며 하루 6만여명의 시민이 추가로 가족 나들이의 기쁨을 나눌 수 있어 그 경제가치가 5백억원이 넘으니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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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경제신문 9일자 27면 독자페이지 김효성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제언''에 대한 반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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