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자확인,범인검거 등에 확실한 증거를 제공하는 유전자감식사업이 국내에서도 활성화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7년말 "아이디진"이 국내 처음 유전자감식업에 뛰어든 이래 모두 10여개의 기업과 연구소들이 활동하고 있다.

올해 5월에 설립된 "코젠바이오텍"을 비롯해 서울대 등 5개 의대의 법의학 연구소와 파일럿 벤처형태의 유전학 분자생물학 연구소 등도 유전자감식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장규모=코젠바이오텍 윤요셉 전무는 "월평균 감식문의가 2백~3백건에 달하고 있다"며 "이중 상당수가 유전자감식을 받고 있고 대상자의 25~30%가 친자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법원에 제기된 친자확인 소송만해도 6백64건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같은 추세로 볼때 올해 2천건은 거뜬히 넘고 매년 유전자 감식건수가 최소 50%이상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전자감식 시장규모는 올해 1백50억~2백억원에 달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예상이다.

유전자감식을 의뢰하는 사람들은 친부 친모를 확인하려는 30~40대가 주류이다.

특히 "재산상속 이혼소송 성범죄 등을 둘러싸고 법적 증거를 마련하려는 사람이 감식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정연보 아이디진 사장은 말했다.

<>업체간 경쟁현황=아이디진은 유전자감식보다는 감식키트와 관련한 기술을 개발해 수익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회사는 친생자검사키트를 비롯,타액 지문을 통해 유전자를 추출하는 키트를 개발했다.

유전자를 쉽게 증폭하고 검색의 감도를 높이는 키트도 곧 개발할 예정이다.

아이디진은 이를 통해 올 하반기에는 3억원,내년에 1백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코젠바이오텍은 남북이산가족 고아 외국입양아 등을 대상으로 부모찾아주기 캠페인을 펼치면서 유전자 감식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97년부터 미국의 아이덴티진과 독점 계약을 통해 감식사업을 해온 이회사는 <>출산전 친자확인시험 <>타액을 이용한 감식시험을 해주고 있다.

잘못된 감식에 대한 보상과 24시간내 신속감식 등의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법의학연구소는 지난60년대부터 민간인을 대상으로 유료 유전자감식을 해오고 있으나 아직 기업화를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

작년부터 몰아닥친 벤처열풍에 힘입어 단국대 중앙대 공주대 서울대 교수들도 벤처기업을 차려 이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 신생벤처는 낮은 감식가격을 내세우면서 선발업체를 능가할 특화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전망=친자감식건수는 혼외정사 이혼 별거가 늘어나는 것과 함께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자녀의 부양의무와 관련된 친생자검사만 연간 20만건에 달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감식 한건당 20만~1백만원의 비용을 받고 있다.

재료비와 용역비를 합친 원가는 10만원 미만이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된다.

나아가 유전자감식은 유전질환의 조기발견,상습범죄자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구축,유전자정보 연구자료구축 등에 활용될수 있어 시장확대 여지가 크다.

유전자감식중 수사 및 형사사건에 관련된 것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나 대검찰이 독점하고 있어 민간으로 이관될 가능성이 적다.

또 특정집단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및 유전정보 자료구축 등은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상업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