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라지만 사실상 "휴일"은 명절 다음날 정도다.

떡 벌어진 이벤트를 꾸미기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그럴땐 안방에서 떠나는 "비디오 여행"이 제격.

추석 시즌을 겨냥해 한국영화부터 외화, 액션부터 가족물까지 한층 다양한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볼만한 신작 비디오들을 소개한다.

연휴인 만큼 대여점에서 "경쟁률"이 치솟는다는 사실을 유념하자.

<> 섬(크림) =김기덕 감독의 에로틱 스릴러.

올 베니스 영화제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받았다.

외딴 낚시터를 꾸려가는 한 여자와 부정한 애인을 살해한 남자 사이에 얽힌 애증을 충격적으로 펼쳐 보인다.

임산부나 노약자는 피할 것.

베니스에선 관객 몇명이 실신하기도 했다.

<> 정(LG) =배창호 감독이 만든 서정적인 드라마.

우리네 어머니들의 고달팠던 삶을 따뜻하게 보듬는다.

열여섯 순이는 열살배기 신랑에게 시집가 혹독한 시집살이에 시달린다.

유학보낸 신랑은 신여성을 데리고 돌아온다.

지난해 프랑스 베노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과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다.

<> 링2(영성) =스즈키 코지의 소설 "링" 시리즈"중 2탄에서 모티브만 빌렸다.

1편처럼 저주받은 비디오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그 비밀을 풀려는 사람들의 사투가 긴박하게 담긴다.

감독 나카다 히데오.

<> 춤추는 대수사선(DMV) =일본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코믹수사물.

뮤직비디오같은 빠르고 현란한 전개에 포복절도할 익살을 엮어 넣었다.

"시티헌터"류의 일본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권할만 하다.

감독 모토히로 가쓰유키.

<> 고질라 2000(새롬) =일본의 고질라 시리즈 23탄.

환경파괴를 일삼는 인류를 공격하는 고질라가 지구를 장악하려는 에이리언과 한판 대결을 벌인다.

어린이들과 함께 즐길만 하다.

감독 오가와 타카오.

<> 엑스 맨(CIC) =미국 "마블코믹스"의 인기만화를 만화영화로 옮겼다.

이번에 국내 개봉된 "영화"와는 다른 작품.

돌연변이 인간 엑스맨이 인류를 파멸로 몰아넣으려는 사악한 무리에 맞서 싸운다.

<> 지금은 통화중(콜럼비아) =가족의 의미를 묻는 멕 라이언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멕 라이언이 하루종일 전화통을 붙들고 사는 귀여운 수다쟁이로 매력을 십분 발휘한다.

다이안 키튼이 감독과 연기를 같이 해냈다.

<> 룰스 오브 인게이지먼트(21세기 폭스) =사무엘 잭슨, 토미 리 존스, 가이 피어스 등의 호화진용을 내세운 전쟁 플러스 법정 영화.

"교전법칙"을 둘러싼 전쟁영웅의 외로운 법정투쟁을 그렸다.

미국 영웅주의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피하길.

감독 윌리엄 프레드킨.

<> 디플로메틱 시즈(브에나비스타) =톰 베린저, 대릴 한나 주연의 액션물.

미국 대사관에서 인질극을 벌이는 세르비아 반군을 격퇴하는 미국 컴퓨터 전문가의 활약을 그렸다.

감독 구스타포 그라프 마리노.

<> 불가사리(스타맥스) =국내 극장에 걸린 최초의 북한 영화.

신상옥 감독이 초기 제작했다.

쇠붙이를 먹고사는 괴수 불가사리가 폭압에 시달리는 농민들을 도와 조정에 맞선다는 줄거리.

친근한 캐릭터가 매력있다.

이밖에 비교적 최신작인 "그린마일" "소년은 울지 않는다" "사이더 하우스" 같은 진지한 작품들도 맘먹고 볼만하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