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록 밴드의 실력을 보여주겠다"

슬래쉬 메탈과 하드코어가 결합된 파워풀한 음악을 선보여온 헤비메탈 밴드 디아블로.

국내에서는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이 밴드가 최근 음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9월 국내 언더그라운드 그룹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현지에서 앨범을 내기 때문이다.

록 음악에서 만큼은 일본이 우리보다 훨씬 앞서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일본 진출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박정원(보컬.28) 김수한(기타.28) 김형중(베이스.29) 추명교(드럼.29)로 구성된 디아블로는 93년 팀을 결성한 뒤 주로 라이브 무대에서 기초를 다져왔다.

97년 언더그라운드 밴드들과 함께 옴니버스 앨범 "정당방위"를 발표,록매니어들로부터 "오랜만에 후련한 소리를 들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홍대 일대의 클럽을 전전하며 어렵게 활동하던 중 99년 산울림 트리뷰트 앨범 작업에 참여해 비로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멤버가 자주 바뀌는 록밴드계에서 디아블로는 데뷔 이후 지금까지 팀원교체가 거의 없어 "어떤 그룹보다도 팀워크가 탁월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들이 일본에 진출할 수 있었던 계기는 EMI코리아의 도움으로 앨범 "정당방위"를 일본 음악 관계자들에게 보내면서부터.

앨범을 들은 일본측 관계자들이 98년 이들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방한,대학로 라이브 극장에서 오디션을 실시했고 급기야 음반을 만들자는 제의를 했다.

이후 디아블로는 라이브에서의 활동을 접고 EMI코리아의 수석 프로듀서인 장화영 감독과 함께 녹음 작업에 매달려 왔다.

이번 앨범(디자이어러스 인펙션)은 7월 국내에 발매됐으며 일본 하우링불사가 일본과 미국에서 프로모션을 맡기로 했다.

하우링불은 미국 밴드인 슬레이어를 비롯,일본의 유나이티드 애브노멀스 등 다수의 록그룹이 소속된 유수의 음반회사다.

멤버들이 직접 작사.작곡한 이번 음반엔 리메이크 곡 "고래사냥"을 포함 모두 11곡이 실려있다.

일본에서 발표할 앨범에는 5곡의 영어곡과 1곡의 우리말곡 등 6곡이 수록된다.

가사는 모두 사회비판과 휴머니즘에 관한 것이다.

이들의 음악은 화려한 구성과 강렬한 사운드,빠르면서도 안정감 있는 연주가 어우러져 색다른 맛을 준다.

특히 거친 듯 하면서도 깊은 느낌을 주는 보컬이 돋보인다.

디아블로는 "첫 음반이 해외에도 소개돼 책임감이 무겁지만 음악성과 연주력으로 당당히 평가받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