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 출범후 처음으로 21일 낮 열린 정·재계간담회는 논의내용 못지않게 시기적으로도 그 의미가 무척 크다고 본다.

사실 재계는 그동안 기업구조조정 등을 강도높게 추진하면서 개혁 피로감이 누적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기업구조조정의 결과는 국민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같은 두가지 상반된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키면서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가느냐가 새 경제팀이 최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명제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실물경제의 악화우려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것이 요즈음의 경제현실이고 보면 시기적으로 정부와 재계가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논의한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중요하고,특히 앞으로 이같은 대화를 정례화시켜 현안에 공동대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어제 열린 간담회에서 재계는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한 과도한 각종 규제장치를 완화해주고,준조세의 정비 등 기업경영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제도를 개선해주도록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부측도 지난 98년 정·재계회의에서 합의한 5대부문 개혁과제를 재계가 스스로 점검해 줄 것을 주문하고 건의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구체적인 합의사항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매우 고무적인 성과로 평가할만 하다.

그동안의 기업개혁은 정부주도아래 우격다짐식으로 추진돼 왔고,그로 인해 소기의 성과도 거두지 못하면서 부작용만 노출시킨 사례가 적지않았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재계가 기업구조조정의 당위성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개혁피로감에 빠져든 것은 그같은 정책추진 방법의 잘못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의 정부 후반기에 접어든 지금부터는 새로운 개혁과제를 제기하는 것 보다 그동안 벌여놓은 과제들을 확실하게 마무리함으로써 그동안의 개혁조치들이 기업 또는 국가경제의 실질적인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효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긴요하다.

진 념 재경부장관은 평소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는 소신을 피력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새 경제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어제의 정·재계간담회에서도 다소나마 그같은 소신의 일단을 엿볼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기업개혁은 아무리 완벽한 제도를 만들더라도 기업 스스로 이행할 수 없거나 이행하지 않으면 실효를 거둘수 없다.

이제는 기업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의욕을 되살려 경제활력을 되찾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