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증시를 포함한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해 온 현대문제가 그룹측의 적극적인 자구책 제시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 것은 무척 다행스런 일이다.

외환은행을 비롯한 15개 채권은행들도 14일 모임을 갖고 지난 13일 현대가 제시한 자구계획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한편 단기유동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9월중 만기가 돌아오는 현대의 차입금과 기업어음(CP),회사채 등 모든 여신을 전액 만기연장해 주는 동시에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현대차 지분 6.1%를 시가로 매입해주기로 합의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현대그룹 주식들을 필두로 주가가 뚜렷한 상승세를 타는 등 시장반응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사실 현대가 제시한 자구계획은 여러가지 현실여건을 고려할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결과로 평가할만 하다.

우선 현대건설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지분을 비롯 국내외 자산과 부동산을 매각하겠다는 것은 기업입장에서 보면 무척 어려운 결단이었다고 보아야 마땅하다.

특히 정 전 명예회장의 현대차지분 매각을 통한 현대건설 지원은 사재출연이나 다름없는 고강도 자구책이란 점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천명한 것과 다를바 없다는 점에서 그렇게 생각한다.

문제는 그같은 자구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어야만 시장신뢰 회복 등의 실효를 거둘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현대의 자구계획은 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 극복에 1차적인 목적을 두고 있지만 동시에 계열분리라는 또 다른 정책목표에 부응한다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만에 하나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할 경우 시장불신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악화될 것이고,정부와의 마찰도 피할수 없게 된다.

그런 점에서 현대는 이번 자구계획실천 여부가 기업발전의 최대분수령임을 자각하고,경영개선계획을 집행하는데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할 것이다.

정부와 채권단도 어렵사리 마련된 현대의 자구계획이 원만히 집행됨으로써 금융시장이 제대로 작동될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줄 의무가 있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