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채권단이 정몽구 회장의 퇴진을 거론한 데 대해 "도대체 영문을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5월 현대 구조조정위원회가 발표한 이른바 ''3부자 퇴진''에 정몽구 회장이 합의한 적이 없고 더욱이 채권단과 약속한 사안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현대가 내분에 휩싸여있을 때도 정 회장은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전략적 제휴를 성사시키고 수도권과 지방의 공장을 둘러보는 등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해왔다"며 "현대건설 부실로 촉발된 현대사태를 왜 정 회장이 책임져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자동차 계열분리는 정 회장의 퇴진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며 시장은 오히려 정 회장 체제의 안정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측은 그러나 정 회장의 거취문제가 ''현대사태의 해결''이라는 큰 흐름에 쏠려들어갈지도 모른다고 판단,별도의 대책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정몽헌 회장측과의 갈등,지지부진한 계열분리 문제 등에 있어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해왔지만 이제 ''제 목소리''를 내야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현대중공업이 ''독립경영''을 주창하며 현대전자와 소송도 불사했듯이 현대차도 보다 과단성있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