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는 최고 수준의 보안전문가입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기술을 공개하고 사람들에게 보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주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해커를 시스템에 마구 칩입하는 사이버테러리스트로 잘못 인식하고 있습니다"

윈디시큐리티쿠퍼스의 이길환 사장(31)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최고의 해커로 세계적 해커단체인 데프콘에 소속된 아시아인 2명중 한 사람이다.

데프콘은 최고 실력을 인정받는 "위저드"급 해커들의 모임.이사장은 지난주 서울에서 "인터넷 시큐리티 2000"이란 행사를 주최,데프콘 멤버들을 국내에 불러들여 눈길을 끌었다.

데프콘 멤버들은 해마다 뉴욕과 라스베가스에서 기술 세미나를 열어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보안기술을 공개한다.

이 세미나는 전세계 유수의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연구소가 자신들이 1년간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하고도 개발하지 못한 기술을 배워가는 장이 된다.

"인터넷 시큐리티 2000"은 아시아권에서는 처음 열린 데프콘 기술 세미나였다.

그는 "한국은 인터넷 인프라는 뛰어나지만 보안이 취약하다"면서 "컴퓨터보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정부대안을 촉구하기 위해 세미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의 보안 수준은 데프콘 멤버들이 "해킹할 가치도 없다"고 말할 정도"라고 알려줬다.

대다수 데프콘 멤버들이 그렇듯 이사장의 경력도 독특하다.

그는 공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미대에 들어갔다가 곧 중퇴했으며 전문대학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했다.

또 금성사 경기은행 동양증권 등에서 전산업무를 담당하면서 자연스럽게 보안과 해킹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가 지난 5월 창업한 윈디시큐리티쿠퍼스도 독특한 사업모델을 가진 회사다.

당장은 9월중 오픈하는 사이트(www.hackingnews.co.kr)를 통해 해킹 뉴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력사업이다.

해커 역추적도 이 회사의 독특한 사업 아이템이다.

윈디시큐리티쿠퍼스는 해킹한 사람의 근거를 추적해내는 기술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회사에 역추적을 맡긴 사람은 없다.

역추적을 의뢰하는데 5천만원이나 들기 때문이다.

윈디시큐리티쿠퍼스 구성원들도 특이하다.

직원들의 평균연령은 18세에 불과하다.

게다가 대부분 상근직원이 아니라 전문 해커들이다.

이사장은 "해킹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바로 해커의 임무"라며 "이익을 내든 못내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해킹 정보를 제공하는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