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행시출신 세제전문가가 금융개혁의 선봉장으로''

제3대 금융감독위원장으로 내정된 이근영 산업은행 총재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세제전문가로 통한다.

31세의 나이로 행시6회에 합격,이후 26년간 줄곧 국세청과 재무부 세제실을 오가며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국세청 징세과장,재무부 직접세과장,국세심판소장,광주지방국세청장,재무부 세제실장 등을 거쳤다.

세제분야 근무시절부터 ''화려하지는 않지만 성실과 뚝심의 소유자''란 평을 들을 정도로 맡은 일은 꼼꼼히 챙기는 스타일이다.

산은 관계자는 "금융노조와의 임단협 때 금노의 요구사항 1백여개 항목에 대해 세세히 주석을 붙여와 협상에 임하는 것을 보고 질렸다"고 말할 정도다.

세제 전문가가 기업과 금융개혁의 수장으로 발탁된 것은 이같은 치밀함과 업무추진력으로 개혁작업을 순조롭게 마무리하려는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통이 큰''그의 친화력도 자칫 동요하기 쉬운 관료집단을 다잡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94년 한국투자신탁 사장으로 옮기면서 금융분야의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96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거쳐 98년4월부터 산업은행 총재를 맡으면서 기아자동차 매각과 대우그룹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의 뒷마무리를 무리없이 소화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이른바 ''개혁성''측면에서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투부실과 관련된 당사자가 금융검찰의 수장으로 올 수 있느냐는 비판도 그에겐 적지않은 부담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