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섭니다. 우리가 개발한 화상통신 솔루션을 들고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곳곳으로 나가 고객을 잡으려고 합니다"

화상통신 솔루션 개발업체 씽커즈(www.thinkers.co.kr)를 이끌고 있는 황진성 사장(48)은 이렇게 밝혔다.

황사장은 국내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무대를 노크하고 있다.

화상통신은 인터넷을 이용한 전화와 화상회의 영상면접 등을 가능케 하는 인터넷 기반 인프라.씽커즈가 자신하는 분야이다.

황사장이 밝힌 자신의 이력을 살펴 보면 한국시장은 그가 활동하기에는 좁아보인다.

영국에서 국제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80년대 중반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UNCTAD(유엔무역개발회의)에서 선임자문관을 지냈다고 한다.

10여년간 해외생활을 하다가 "한국에서 청춘을 보내고 싶어" 귀국했다.

96년에는 상공자원부 산하의 기업세계화지원기획단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다가 국제감각을 살려 인터넷폰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웹투폰 방식의 인터넷폰을 개발하면서 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사업을 점차 확장하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외국에서 살다 보니 요금부담이 작은 국제전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통신비가 싼 인터넷폰 사업을 시작했고 인터넷폰을 이용해 외국과 한국간 영어 교육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황사장은 곳곳에 흩어져 있는 학생들이 동시에 음성강의를 듣는 "멀티폰" 사업에 나섰다.

그러나 음성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98년부터 화상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그런데 이 기술은 의외의 상황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상당수 후보들이 사이버 화상 유세로 재미를 보았던 것.정대철후보와 박성범후보는 씽커즈가 개발한 화상 솔루션을 이용,사이버 유세를 펼쳤고 김원길 이한주 후보는 씽커즈가 주최한 사이버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다.

행정개혁실천협의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각기 다른 지역에 있는 인사들이 씽커즈를 통해 화상 정책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황사장에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창업 초기에는 자금이 부족해 6개월간 임직원 월급을 제때 주지 못했고 화상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 실패를 겪기도 했다.

씽커즈의 주요고객은 과천시 대구효성초등학교 치과병원협의회 등이다.

이들의 반응은 매우 좋다.

공무원들은 "화상으로 주민들과 만날 수 있어 좋다"고 말하고 교사들은 "학부모와 촌지 부담 없이 영상을 통해 상담할 수 있어서 좋다"고 얘기한다.

씽커즈는 자사가 개발한 화상통신 솔루션을 공개해 놓았다.

누구든지 씽커즈 홈페이지에 접속해 간단한 회원 가입 절차를 거친 뒤 솔루션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황사장은 자사의 화상통신 솔루션에 대해 이렇게 자랑했다.

"씽커즈의 솔루션은 영상전화 뿐만 아니라 화상회의에서도 진가를 발휘합니다. 이 솔루션을 이용하면 6~10개의 화면을 "풀스크린"으로 동시에 띄울 수가 있죠.압축률이 뛰어나서 화면이 깨끗하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동화상 채팅 솔루션들에 비하면 우리 솔루션이 화질에서 20배 이상 뛰어납니다"

황 사장은 "올 상반기중 20억여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연말까지총 매출액 1백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용 무선 영상 솔루션을 개발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02)523-6623

조재길 기자 musoyu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