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천일야화로 날 데려가 다오""네,주인님"

램프에서 나온 커다란 푸른 거인은 넙죽 절하고 곧바로 천일야화로 당신을 인도해 준다.

눈앞에 펼쳐진 천일야화는 아라비아의 뜨거운 밤과는 전혀 다른 세상.의아한 당신에게 지니는 씩 웃어 보이며 천일야화를 안내한다.

"주인님, 천일야화는 천리안에 있는 로맨스 소설 동호회(go roman)입니다. 80년대,"하이틴 로맨스"란 이름의 작은 문고판 책으로 국내 처음 소개됐던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습죠.할리퀸이란 이름의 시리즈 중편과 빠방한 사이즈의 장편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모임입니다"

"엑,로맨스 소설이라고.그건 여자들이나 읽는 유치한 연애 소설이 아니냐"지니는 너그러운 웃음을 터뜨리며 자세히 설명해준다.

"사랑을 다룬다고 무조건 유치하다고 할 수는 없죠.로맨스 소설은 남녀의 진실된 사랑과 가정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요즘 세상에 꼭 필요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흠.그런가. 그럼,천일야화에는 노쳐녀들만 모여 있겠군"

"그렇지도 않습니다. 20대 중후반 여성들이 대다수이긴 하지만 고등학생,3,40대 여성은 물론 20,30,40대 남성 회원들도 당당히 제 목소리를 내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남자들이? 허.참,재밌군"

"천일야화의 다른 회원들처럼 남성 회원들도 다른 곳에서 느끼기 힘든 따뜻함 때문에 천동에 큰 애착을 가지게 되는 거랍니다"

"그렇다면 천일야화에서는 뭘 할 수 있나"

"각자 읽은 소감과 비평을 교환할 수도 있고 출판사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또 책 수집,원서읽기,비평 모임같은 소모임에서 활동 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건 소설 읽기인데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초창기 로맨스 소설을 읽을 수도 있고 국내 최고의 작가들이 서비스하는 창작 로맨스를 읽을 수도 있답니다.
또 희귀 책 경매에도 참가할 수 있고 해마다 한번씩 열리는 로맨스 소설 세미나도 참가할 수 있습니다"

"세미나? 그런 것도 한단 말이야"

"로맨스 소설을 알고 싶으면 천일야화에 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랍니다. 올해 경주에서 열리는 세미나는 세 번째 인데 "로맨스 소설의 영역"이란 주제로 로맨스 소설의 정의와 의의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 할 계획이랍니다"

"어휴 그 정도면 입회 절차도 까다롭지는 않을까"

"로맨스 소설에 대한 감상을 써내는 성의만 보인다면 누구든 환영이랍니다"

지니는 웃으며 주인의 등을 슬쩍 떠밀었다.

"엇"하는 사이 당신은 천일야화로 발을 들여 놓고 말았다.

"지니!이 곳에 빨리 오는 비결은 뭐지"

지니는 입이 벌어진 주인을 보며 큰 소리로 외쳐주었다.

"천리안 접속 후 go roman입니다"

대표시삽 이선미( ID:zsro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