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 쌍용화재 대표이사 kimjh@insurance.co.kr >

누구나 힘들고 어려운 상황과 환경속에서도 나름대로 취미나 취향이 있다.

나는 운동을 매우 좋아한다.

축구나 테니스에도 상당한 구력을 갖게 됐지만 골프를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이제 골프를 가장 좋아하게 됐다.

대화중에 골프 이야기가 나오면 갑자기 말이 많아지고 목소리가 커지면서 화제가 온통 골프로 변하는가 하면 서로가 금방 친해져 버리기도 한다.

나의 구력은 14년에 핸디캡 10이다.

사실 열번을 치면 핸디캡 이내로 끝내는 경우가 서너 차례에 불과하지만 나는 핸디캡내로 치고자 하는 집념에 늘 핸디캡 10을 고집한다.

타이거우즈나 우리의 낭자 3인방 박세리,김미현,박지은을 모르는 사람이 우리중에 얼마나 될까.

TV나 신문 등에서 골프에 대한 비중을 크게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골프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바뀐 것 같아 다행스럽긴 하지만 아직도 우리 국민중의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보는 것은 괜찮고,직접 하는 것은 안된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한번의 라운딩을 위해 새벽잠을 설치고 교통이 막혀 고생하면서도 골프장을 찾는 나는 항상 즐겁고 가슴 설렌다.

물론 국민의 정서나 위화감을 어떤 시각으로든 생각 안 해 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기능력과 분수에 맞게 자기가 좋아하는 운동을 한다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골프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지금까지 너무 서두르지는 않았는지,주변 사람에 대한 배려는 잊지 않고 살았는지,거짓되거나 속이지는 않았는지...

아주 먼거리의 퍼팅을 내가 생각한대로 굴려서 성공시켰을 때의 그 쾌감,오케이 거리의 퍼팅을 놓쳤을 때의 그 안타까움,그리고 그로인한(?) 다음 홀에서의 OB...

필드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 모두가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골프의 18홀이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아 인생과 흡사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없으니까,내가 갖고 있지 않으니까 너도 안된다는 생각,그리고 테니스나 등산은 괜찮고 골프는 좋지 않다는 시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국제화시대에서 우리가 범해서는 안되는 오류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선입견이지 않을까.

주말에 떳떳하게 좋아하는 친구,동료와 함께 필드를 누비는 날이 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