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금융노조가 11일 타협을 이뤄낸 것은 전날밤 10시부터 이날 오후 7시까지 21시간동안 여섯차례 벌인 마라톤 협상의 결과였다.

이 21시간동안 양측은 대표자와 실무자들이 번갈아 만나며 결렬과 타협의 양갈래를 오가 지켜보는 이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11일 오후 6시40분부터 시작된 이용금 금감위원장과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의 마지막 담판은 두 사람이 회의장에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난항이 예상됐다.

김영재 금감위 대변인은 "언제쯤 끝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9시는 넘어야 되지 않겠냐"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두 위원장은 의외로 20여분만에 협상타결 소식을 들고 나와 회의장 밖에 진치고 있던 기자들이 어리둥절해 할 정도였다.

금감위 관계자는 "이날 낮의 실무자 협상에서 대원칙에 합의가 이루어져 대표자회의는 추인하는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11일 오전 11시30분 제3차 실무협상이 결렬됐을 때는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1시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이 명동성당으로 이용득 금융산업노조 위원장을 전격 방문, 극적인 타결의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양측이 즉각 합의사실을 발표하지 않아 합의문 작성에도 상당한 진통이 따랐다.

이와관련, 회의장 주변에서는 "이용근 금감위원장과 이헌재 재경장관의 이견으로 합의문 작성이 늦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전날 밤 10시부터 시작된 정부와 금융노조의 협상은 시작부터 난항이 점쳐졌다.

회의 시작전 퇴직은행원들의 항의시위로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의 회의장 입장이 지연됐다.

회의에 들어가기 직전 금융노조측은 은행장들이 직원을 감금, 파업참여를 막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밤11시부터 비공개로 진행되던 회의는 11시40분께 이헌재 장관과 이용근 위원장,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이 잇따라 회의장을 빠져 나가고 양측이 2인씩으로 구성된 밤샘 실무회의에 들어가면서 험로를 예고했다.

<>.노정은 이 때부터 11일 오전까지 무려 세차례 실무협상이 결렬됐다가 다시 시작하는 등 막판 타협을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첫 실무협상에서는 금융지주회사법 문제로 논란을 벌이다가 오전 2시20분께 노조 관계자가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면 "정부측안이 변한게 없다" "실무협상은 결렬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사정위원회의 중재로 노정은 다시 협상테이블을 마주했지만 역시 무위로 끝났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