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에 사는 주부 L씨(37).

그는 3년이 넘게 농산물 판매업을 하다 올해 2월 장난감 대여사업으로 업종을 바꿨다.

L씨가 농산물 판매업을 하게 된데는 우연히 길에서 광고를 본 것이 계기가 됐다.

집근처 송파구 문정동주택단지에 10평규모의 점포를 얻었다.

사업형태는 전화주문 및 택배 판매 형식으로 창업비도 저렴하고 주부들 사이에 인지도가 있던 유통회사의 체인점이라 별 망설임 없이 시작했다.

창업비용은 총 3천만원 정도.

가맹비 초도곡물비 점포임대비등이 포함된 가격이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쌀과 잡곡류 김치류.

쌀은 10kg에 2만원선,20kg은 4만5천원선에 판매가가 매겨졌으며 마진율은 20~30%.

월 평균 수익이 3백만원 정도로 안정되니 다른 욕심이 생겼다.

2년을 같은 자리에서 점포를 운영하다보니 싫증도 났다.

무엇보다 독립점포를 갖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싶어졌다.

송파구 문정동에서 강서구로 가게를 옮긴 L씨는 가게 평수도 25평대로 대폭 늘리고 독립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는 점포를 옮긴 직후부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지난해 불어 닥친 쌀파동이 첫 번째 고비였다.

3만5천원선에 거래되던 쌀이 4만7천~4만8천원까지 치솟자 대량공급으로 가격이 저렴한 대형할인점과의 경쟁에서 이길 방법이 없었다.

홍보에도 많은 문제가 있었다.

체인점시절에는 본사에서 주는 전단지가 있었으나 농산물구입과 점포에 투자하다보니 홍보비에 책정할 예산이 없었다.

원활한 홍보를 하지도 못한 채 무작정 손님을 기다렸다.

그러나 생각만큼 손님이 들지 않았다.

미처 시장조사를 못한 탓에 고객의 성향이 문정동과 판이하게 틀리다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

문정동에서 체인점을 할 당시의 주 고객은 젊은층이었다.

그들은 편리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전화로 구입하는 형식에 익숙하지만 강서구에는 눈으로 직접 보고 구입해야 직성이 풀리는 노년층이 많았다.

그들의 구매패턴과 L씨의 주문택배 판매 방식은 맞지 않았다.

결국 두 번째 점포에서 L씨는 투자비도 건지지 못한채 많은 손해를 입고 업종을 바꿨다.

작은 성공에 자만한 나머지 섣불리 사업을 확장시킨게 두 번째 점포의 실패원인이다.

시장조사를 통한소비자의 구매패턴과 성향을 파악하고 활발한 홍보와 차별화된 마케팅 방법이 없으면 요즘 대형화된 할인매장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힘들다.

꼼꼼한 품질관리로 고객의 인정을 받아야 구전홍보의 효과를 얻을수 있다.

또 충성도 높은 고정고객을 확보해야 대형 할인점으로 향하는 고객을 붙잡을 수 있는것이다.

동종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더라도 향후 예상되는 지출자금에 대한 대비와 사업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각종 변수에 대한 시장조사와 대처방안을 미리 계획하는 치밀함이 개인사업자에게는 필요하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천리안 GO 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