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총파업을 앞두고 파업에 들어가기로 한 한빛 조흥 주택은행 등에서 예금이 빠져 나가는 현상은 아직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다른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예금을 이동시킬 방침이어서 파업 은행들에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 파업에 동참한 한빛은행은 지난달말과 비교해 지난 6일까지 은행계정과 신탁계정을 합친 총수신이 5천7백36억원 늘었다.

주택은행(3백9억원)과 조흥은행(15억원)도 소폭이나마 수신증가를 나타냈다.

단지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각각 8천5백97억원과 2천7백40억원 수신이 줄었다.

그러나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상 월초에는 기업결제자금 수요 등으로 수신계수가 준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도 "지난 3일 거액 기관자금이 만기로 인출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신한 한미 하나은행 등은 모두 수신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이 6일까지 3천9백70억원 증가한 것을 비롯, 한미 7백32억원, 하나 58억원씩 수신이 늘었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파업 영향에 따른 예금이동이 시작됐다고 보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며 "은행 업무상 하루에도 몇천억원씩 수신증감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 기업고객들을 중심으로 예금을 인출해 두려는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일선 지점에는 특히 기업고객들의 문의전화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사와 보험사 등 고객의 인출요구에 항상 대비해야 하는 일부 제2금융권 회사들이 예금을 일단 파업하지 않는 은행들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주택 국민은행 등은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일반 거래에는 지장이 없다는 점을 거래고객들에게 집중 홍보하고 있다.

기업들은 은행업무가 마비될 경우 수출입신용장 거래에 문제가 생길수 있다고 보고 외국계 은행이나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은행으로 거래 은행을 옮길 방침이다.

파업은행에 대한 대외적인 신인도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파업 은행과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들은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 불안감이 해당 은행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수도 있다는 점을 은행들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