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 전자상거래(B2B)시장이 본격 가동단계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세계의 주요 대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온라인시장이 "반독점법 위반"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상의 가상공간에서 이뤄지는 B2B는 거래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물가상승없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끌 "모범적 거래형태"로 여겨져 왔다.

또한 투명한 거래가 가능해 기업간의 공경경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기대돼 왔다.

미국 인터넷 컨설팅업체인 포레스터 리서치는 미국내 상거래액의 10% 정도가 B2B거래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 규모는 오는 2003년까지 1조5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유럽에서도 B2B시장 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딘위터의 번 퍼넬은 오는 2004년까지 B2B시장 규모가 유럽내 총거래액의 15%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전세계 B2B시장은 오는 2003년까지 2조5천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온라인거래는 보다 투명한 거래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얼핏 독과점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를 비롯 업계의 거대업체들이 시장지배력을 등에 업고 직접 B2B시장을 주도해 나가면서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최근 자동차업계 빅3와 프랑스의 르노,일본의 닛산등 세계 5대 자동차업계가 공동으로 구축한 온라인 시장인 "코비신트(Covisint)"에 대해 불공정거래 조사에 착수했다.

코비신트는 온라인 공동구매시장에 참여하는 자동차부품업체들에 일정기준 이상의 매출과 품질을 요구하는 등 중소업체들에게는 일방적으로 불리한 경쟁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자동차회사와 부품공급업체와의 거래내용이 모두 드러남으로써 궁극적으로 부품가격인하만을 촉진시킨 것도 공정경쟁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온라인을 통한 거래에선 자동차제조업체가 중소형 부품업체에 비해 일방적으로 이익을 보는 셈이다.

대형 업체들에 의한 구매력이 집중되면 자동차 공급업계 뿐만 아니라 철강 화학 등 여타 업계에도 온라인거래를 통한 이들의 파워가 거세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소업체들이 "전자상거래"에 가입하라는 강요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즉 소수 수요자에 의한 독점인 올리곱소니(oligopsony)가 형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오비츠(Orbitz)라고 명명된 항공업계 전자상거래 서비스도 올리곱소니의 의혹이 짙다.

오비츠는 고객에게 가장 싼 항공권을 검색해주는 서비스로 B2B라기 보다는 B2C(기업대 고객간 전자상거래)에 가깝다.

아메리카,노스웨스트,유나이티드 등 5개 거대 항공업체가 참여하는 오비츠 서비스로 트래밸로시티,익스피디어등 여타 여행관련 인터넷서비스들이 질식사할 위기에 처해있다.

물론 온라인거래가 태동단계에 있고 전자상거래에 대한 독과점 규정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태여서 B2B업계의 독과점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FTC가 코비신트의 온라인 상거래관행이 반독점이라고 결론을 내릴 경우 자동차부품의 B2B시장에 크게 위출될 것이 분명하며 다른 온라인상거래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래경제의 특효약"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간 전자상거래가 어떻게 독과점 의혹을 벗고 그 약효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