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진출은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산업구조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메모리의 경우 시장규모가 세계 반도체 시장의 79%를 차지하는데도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은 1.3%에 불과하고 국내 수요의 90%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산업자원부 등 정부쪽에서도 관련 사업육성의 필요성을 제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동부는 이번 사업 참여로 조립공장이 없는 국내 1백여개 설계 전문업체들이 편리하게 제품을 상용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설계 전문 혹은 시스템 업체들에 시스템 설계와 디자인 정보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업계는 동부의 파운드리 사업 전망을 대체적으로 밝게 보고 있다.

도시바 등 세계적인 종합 전자업체(IDM)들이 외주생산을 확대하는 추세여서 기술력만 뒷받침되면 일거리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바 외에 일본의 NEC 독일의 지멘스 등도 새로 반도체 라인을 세우기보다 파운드리 전문업체에 칩생산을 의뢰하려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웨이퍼 가공이 8인치에서 12인치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섣불리 투자를 결정하기 부담스러운 점도 외주생산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최석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를 감안할 때 종합 전자업체들의 칩외주 생산을 계속 늘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동부의 반도체 사업진출로 국내 파운드리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아남반도체 외에 현대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할 움직임이어서 자칫 제살깍기식 출혈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따라서 각사별로 특징있는 디바이스 위주로 제품을 차별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 PC용 칩 등 가격 하락부담이 큰 제품보다 가격 안정성이 높은 제품에 특화해야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