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원제목은 "How science will revolutionize the 21st century"이다.

과학의 발전이 2100년까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를 예측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의 과학 탐구가 내딛는 진보와 함께 기술의 변화와 경제 사회의 변화,그리고 인간의 사유와 인식의 변화가 서로 맞물리게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21세기에 지속될 컴퓨터 혁명 하나만 보더라도 이 책은 양자혁명, DNA혁명과 같은 순수과학의 발달이 컴퓨터와 인간간의 관계에 끼칠 직.간접적 영향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저자는 물리학자로서 경제 경영의 영역과 극미세 분자의 세계까지를 한 데 엮어 하나의 유기체적인 생태계 또는 우주로서 인지하면서 실로 "뼈대 있는"분석력을 과시하고 있다.

또 일본인으로서 1960년대 하버드 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1970년대에 UC 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뉴욕시립대학 석좌교수로 지내는 동안 몸에 배인 자유로운 세계시민의 기풍도 이 책의 구석구석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제1부는 "21세기 새 경제 패러다임"이다.

부제는 "첨단기술이 모든 주도권을 결정한다".

저자는 20세기 3대 혁명을 양자혁명, DNA 혁명, 컴퓨터 혁명이라고 정리한다.

이중 컴퓨터는 양자역학적 장치들인 트랜지스터와 레이저에 의해 혁명기를 거쳤다고 설명한다.

이제 21세기 컴퓨터의 키워드는 "지능"이라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물리학의 위대한 발견인 양자혁명은 컴퓨터 혁명을 가져왔고 한편으로는 생체분자 혁명을 촉발했다.

이는 DNA 연구분야에서 구체화되고 있으며 놀라운 것은 생체분자 혁명과 컴퓨터 혁명이 상호간에 아주 역동적인 관련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실리콘 컴퓨터칩은 2020년께 한계에 도달하게 되고 이를 돌파할 방안은 유기분자를 이용해 연산을 하는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 구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언급한 대로 2020년 즈음에 전환점이 찾아와 광컴퓨터 분자컴퓨터 DNA컴퓨터에서 양자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아직 개발되지도 않고 시험받지도 않은 새로운 기술들이 나타날 것이다.

제 2부는 정보화시대의 주체, 컴퓨터 혁명을 제목으로 달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은 "아주 흔한(ubiquitious) 컴퓨터"이다.

"여보 퇴근할 때 수퍼마켓에서 컴퓨터 12개만 사와요"라고 말하는 미래의 세상을 미리 보여준다.

이런 예측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컴퓨터가 발전의 4단계 즉 인공지능이 컴퓨터 시스템이 들어가는 단계를 설명한다.

또 하나 특기할 만한 내용은 "디지털 시대가 막을 내린다"는 파트이다.

0.1 미크론보다 작은 칩을 제작하는 것이 장애 요인으로 대두되면서 2020년경이 되면 이른바 0.1 장벽이 실리콘의 황금기에 종지부를 찍게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때부터는 무어의 법칙(반도체 용량은 18개월마다 두배씩 증가한다는 이론)이 양자이론에 자리를 양보하게 되고 "아톰"이 "비트"에게 복수를 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런 시각은 "아톰에서 비트로"를 외친 MIT미디어랩의 견해와는 상반된 것이다.

사이버가 아니라 물리의 세계가 다시 주도권을 쥔다는 뜻이다.

제3부는 "생명 연장과 창조의 꿈, 생체 분자 혁명"을 대주제로 다루고 있다.

여기서는 2005년을 목표로 인간 게놈프로젝트가 실현되고 있는 스토리와 불치병 암의 정복에 도전하는 사람들 분자의학으로 에이즈를 공격하는 이야기 등을 전해주고 있다.

마지막 제4부의 대제목은 "우주시대 개막을 알리는 양자혁명".

부제는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로 신문명을 건설한다".

인류의 명운을 좌우할 새로운 에너지원과 관련, 저자는 극미세 기술에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다.

상온초전도체가 21세기의 강력한 에너지로 부상할 것이다.

또 핵융합 에너지가 원유를 대체할 것이며 보통 바닷물속에는 중수소가 사실상 무한하게 들어 있기 때문에 프린스턴 대학의 물리학자들은 우리가 약 100만년 내지 1000만년 동안 핵융합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저자는 전한다.

시간과 공간의 정복을 위해 인간은 공간왜곡엔진, 타임머신, 양자중력의 문제를 푸는 것 등에 골몰해왔으나 저자는 결국 "모든 것의 이론"이 가능하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모든 것의 이론"이란 거의 신의 마음을 읽는 일에 비유된다.

그리되면 진동하는 끈들의 교향곡인 우주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이론을 세워볼 수 있고 우주의 운명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다.

이 모든 흐름에 따라 미래 인간이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 찬 새로운 세계를 맞이할 것이라고 저자는 대망하고 있다.

저자는 끝으로 우주를 진정한 우리의 영역으로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 이 지금 21세기에서 시작되었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 심상민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