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게놈지도의 초안발표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중대한 사건이지만 이를 계기로 경제적 이익의 선점을 위한 국가간,기업간 실용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에 우리의 특별한 주목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의 발표는 어디까지나 초안이며 지도자체의 완성까진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지도의 완성후 개별유전자를 특정지워 기능을 밝혀내고 질병과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에서는 상당한 연구가 진행돼 이미 실용화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해야 옳을것 같다.

이번 공동발표가 서둘러 이뤄진 배경의 하나가 특정 민간회사의 유전자정보 독점가능성에 대한 우려였다는 것도 그렇고,유전자정보의 유용성 기준을 강화해 특허여부를 인정하자는 미국,유럽,일본간 공통지침 마련 움직임도 이를 뒷받침한다.

사실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포스트 정보기술로서 생명기술분야에 주목해 왔다.

미국은 국방을 제외한 연구개발예산의 50%정도를 생명기술 등 보건분야에 매년 투자해 왔다.

프랑스,영국 등도 생명기술분야에 대해 오래전부터 전략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왔다.

일본은 정보기술시대에는 미국에 뒤졌지만 생명기술시대엔 이를 역전시키겠다는 각오다.

유전자복제나 변형연구등 중국의 생명기술수준도 이미 상당하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우리정부 역시 생명기술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산자부,과기부,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들이 지원에 나선 것이 최근의 일은 아니다.

생명기술분야는 기초연구와 실용화연구가 밀접히 연계된 "과학의존형"업종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소규모의 다양한 연구개발형 벤처기업군들의 창출이 중요하며 실용화과정에서 소요되는 위험과 비용으로 인해 정부의 지원 또한 긴요하다.

마케팅,유통 등과 관련하여 소규모 연구개발형 기업들과 대규모 제약회사들과의 전략적 연계고리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인식부족과 부처간의 이해다툼으로 인해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못해 온 것이 사실이었다.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벤처기업군이나 연구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유전자재조합,세포융합,발효 등 특정분야에서 잠재력을 평가받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게다가 우리체질에 맞는 진단법, 신약개발등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우리가 비교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정부에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관련법과 제도정비를 좀더 서둘러 범부처적인 지원시스템을 하루속히 갖추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