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레라 제노믹스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크레이그 벤터이다.

벤터는 NIH (미국국립보건원)에서 인간게놈프로젝트에 관여하다가 내부 알력 때문에 뛰쳐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때부터 정부측 프로젝트와의 경쟁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셀레라가 인간게놈을 해독하여 배열하는 작업을 이달 내로 마칠 경우,미국 유럽 그리고 일본이 주도하는 국제인간게놈프로젝트가 목표로 한 시점을 2년이상 단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바로 이때문에 국제프로젝트도 서둘러 결과를 내놓는 방향으로 궤도수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셀레라라는 민간회사가 유전정보를 독점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도 여기에 한몫 했다.

최근 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벤터는 "단순히 유전암호가 배열돼 있는 기본데이터는 연내 무료로 공개하되 배열데이터의 의미를 해명하기 쉽도록 가공한 정보라든지 다른 동물의 게놈과의 비교 결과 등 제약회사들의 유전자 탐구에 기여할 수 있는 데이터는 유료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작년 가을 셀레라는 미국에서 약 6천5백건의 특허를 가출원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이러한 발표는 정부가 관여하는 국제프로젝트에 상당한 자극이 되기도 했다.

유전정보 독점논쟁과 관련하여 셀레라는 추가자료를 제출,정식 출원으로 교체한 것은 확실한 이용가치가 있는 몇건에 불과하다면서 유전자 정보를 무턱대고 출원해 권리를 독점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셀레라는 "현재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와의 경쟁과 관련해선 조금이라도 빨리 데이터를 입수,의약품 상용화에 나서는 것이 제약회사들의 입장에서도 유리한 것이 아니냐"면서 자신의 앞선 노력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한편 셀레라는 자신들이 직접 제약회사로 변신할 계획은 없으며 시장관련 뉴스를 시시각각 제공해 주는 블룸버그와 같은 정보서비스 기업을 지향할 것이라고 한다.

어쨌든 정부가 주도하는 국제인간게놈프로젝트와 셀레라가 연구의 발표시기 및 연구결과 공개 및 이용지침 등에서 어떤 조율을 이뤄낼지, 아니면 각자의 길을 걸어갈지 주목된다.

안현실 전문위원 a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