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매각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외매각과 국내업체 인수 및 컨소시엄 인수 어느 쪽이 바람직한 지를 놓고 논란이 치열하다.

최근 산업조직학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주제발표자중 현영석 교수와 김광두 교수의 발표내용을 정리한다.

<>현영석 교수(한남대 경제학부) =한국 자동차산업은 다른 개발도상국과 달리 다국적 자동차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자립 발전전략을 선택하고 선진국시장에 진출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97년 세계 4대생산국 반열에 오른 것은 독자적 제품 개발능력에서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의 발전 논의는 어떤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는 회사가 제품개발 능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독자적 경영권을 갖는 것이 사활적 요소다.

"빅5"만 살아남을수 있다는 글로벌독점체제 가설을 여과없이 수용하는 것은 선진국 중심의 패러다임에 빠져드는 것이다.

이 가설이 현실화된다 해도 세계적 선진네트워크의 중심에 한국이 주체가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대우차를 국내외 컨소시엄에 넘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는 대우차가 중국등 아시아와 인도 동구 등에 축적해온 역량을 더해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대우차 매각문제는 국내시장에서 독점문제를 야기할수 있으나 세계시장에서는 GM 포드 등 강자에 더 막강한 힘을 실어주느냐 아니면 국내 메이커의 글로벌 자동차 네트워크 편입에서 협상력을 높일수 있는 차원의 문제다.

국내 독점문제때문에 GM 포드의 국제적 독점을 강화한 결과 국내업체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또 르노-삼성차의 출현으로 국내시장은 최소한의 경쟁이 확보됐으며 자동차 수입의 완전자유화로 소비자 선택권은 보장될 것이다.

자동차산업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비관적 상황의 전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결정해야 한다.

<>김광두 교수(서강대 경제학) =한국 자동차산업은 생산성과 경쟁력은 있지만 생산규모,요소생산성은 미국 일본에 비해 크게 뒤진다.

또 한국메이커의 글로벌 네트워크 편입은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플랫폼 통합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대우차의 해외매각을 통해 선진기술을 이전받고 세계적 재편 흐름에 합류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고용 및 협력업체의 구조조정 등 파장이 예상되지만 이는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것이다.

또 국내 업체도 세계적 메이커와 경쟁을 통해 체질을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국가신인도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다.

국내업체에 매각하는 것은 독점으로 인한 사회적 편익을 떨어뜨리고 경쟁력 약화로 귀결될수밖에 없다.

또 구매 생산 판매에서 중복이 심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컨소시엄 문제도 마찬가지다.

국내 해외업체의 컨소시엄 구성은 독점문제의 해결여부가 불투명하고 컨소시엄 업체간 공조체제가 구축되지 못할 경우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대우차의 구조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공기업화는 시대적 조류에 맞지 않을 뿐아니라 경영의 비효율성이 예상되고 국민부담만 가중시킨다는 문제가 있다.

또 대외신인도도 하락할 것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