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방북 첫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분단 50년만에 역사적인 악수를 나눈데 이어 방북 이틀째인 14일에 단독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남북 양측의 정상들이 첫날의 약속대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볼수 있다.

특히 이날 오전 김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공식면담에서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을 비롯한 각 분야의 교류협력 및 이산가족 상봉등 민족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등을 논의했고,이와는 별도로 양측 관계자들이 경제 문화분야 등에 대한 실무차원의 별도협의를 벌인 것은 그동안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상호불신을 해소하는데 상당한 성과가 있었을 것으로 믿는다.

남북 양측은 일련의 회담에서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른 경제공동위원회 사회문화공동위원회의 가동과 상주 연락대표부 설치문제,경제협력 확대 및 이산가족 상봉 등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들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교환과 상호이해의 폭을 넓혔다고 한다.

무척 고무적인 일이 아닐수 없다.

이번 정상회담은 교류협력확대를 위한 원칙의 천명에 그쳤지만 분명한 것은 그동안 민간차원에 그쳤던 남북문제의 공식대화채널을 정부차원으로 격상시켰다는 점에서 남북문제 해결의 초석을 다진 것임에 틀림없다.

물론 앞으로 문제를 풀어 나가는데 있어서 여러 장애물들이 나타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다.

때문에 우리는 김 대통령의 방북에 앞서 지나친 낙관과 기대는 금물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바 있고,비록 북측의 김 대통령 맞이가 극진했다 해서 그같은 생각을 바꿀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 대통령이 방북 출발인사에서 밝힌대로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터놓고 얘기하고""오해도 풀고 상대의 생각도 알아" 상호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이 이번 방북의 지상목표였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역사적인 이번 김 대통령의 방북은 당초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크나 큰 성과를 거뒀다고 미리 평가해도 무리가 없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전세계적인 관심속에 만장일치의 지지와 환영을 받고있는 것이 사실이다.

남북을 구분할 것 없이 우리민족의 역량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만약 이번 정상들의 만남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거나 분단상황 극복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하게 된다면 세계 각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남북한 당국은 이 점을 명심해서 화해와 협력의 새 시대를 여는데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