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정상이 올해 중으로 투자협정을 체결하고 장기적으로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키로 하는 등 경제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은 적지 않은 관심사다.

외환 위기 이후 외자 유치 노력이 대폭 강화된 결과,최근 들어서는 외국인 직접투자 실적이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하는 등 상당한 결실을 거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본과의 관계에서 풀어야할 경제 현안이 아직 산적해 있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한.일 양국 정상이 투자협정의 체결 등 경제협력에 합의하고 있는 것은 시의성도 있다고 하겠다.

올들어 3월까지 대일 무역적자가 이미 28억3천6백만달러에 달해 지난해 동기보다 10억달러나 늘어난 기록적 규모를 보이고 있는데다 외국인 투자에서 차지하는 일본의 비중이 10%를 밑돌고 있음을 고려하면 일본 자본을 유치하는 것이 우리로서는 시급히 해결해야할 대외경제 현안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4월까지의 외국인 투자실적(FDI)이 건수로는 1천2백28건을 기록,전년동기에 비해 1백26%의 급증세를 보이고 있고 금액 역시 32.8%나 늘어난 37억3천7백만달러를 보여주고 있으나 유독 일본으로부터의 자본유치는 3억3천5백만달러에 1백81건의 상대적으로 빈약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본의 대한 직접투자가 이처럼 부진한 결과물이 바로 거액의 대일 무역적자로 귀결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양국간 투자협정 체결은 무역불균형 해소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우리의 대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일이라고 하겠다.

한.일 투자협정은 지난 98년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 제안한 이후 이미 실무차원에서 수차례 회담이 열렸고 지난해말에는 초안까지 교환한 상태여서 연내 체결이 결코 무리한 일정은 아닐 것이다.

일본인 투자기업에서의 노사문제나 우리 상사원에 대한 일본측의 비자면제등 사소한 견해차가 있다지만 이는 앞으로의 실무회담을 통해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의 투자협정이 스크린 쿼터 문제 등으로 표류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일본과는 비교적 원만한 합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니 다행스런 일이다.

일본 부품산업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우리경제가 한단계 다시 도약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요소겠지만 상호보완적이고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 방안을 이번 기회에 분명히 마련해주길 바란다.

투자협정과는 달리 자유무역협정은 구체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 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매우 복잡하게 나타나는 만큼 이는 보다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