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다자체제가 약화되면서 세계 각국은 유행처럼 소지역 자유무역지대(FTA)를 대외정책의 핵심사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도 90년대초에 미국과의 FTA 추진을 검토한데 이어 칠레와는 실행단계에 와있다.

최근에는 뉴질랜드 호주 멕시코 일본과 추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FTA를 추진하는 가장 큰 목적은 수출증대효과다.

세계은행( World Bank )과 유엔무역개발기구( UNCTAD )가 공동 개발한 스마트 프로그램을 이용해 우리가 주요국과의 FTA를 추진할때 예상되는 수출증대효과는 중국 26.4%,일본 18.3%,칠레 16.1%,미국 9.8%로 추정된다.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한.중.일 3국간 FTA를 추진할 경우 역내수출은 18%가 증가하는 반면 역외국으로부터는 8% 정도의 수출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현지진출의 교두보 확보,지역블록 경험축적,대외협상력 보완과 같은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반면 FTA 추진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서 일본 미국과 같은 발전단계가 높은 국가와의 FTA를 추진할 경우 산업구조 격차가 고착화되면서 수직적으로 종속될 가능성이 있는 점이 가장 우려되고 있다.

동시에 블록 자체의 성격이 배타적인 성향을 띨 경우 역외국과의 통상마찰과 교역감소도 예상된다.

결국 앞으로 FTA를 추진한다 하더라도 정책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블록 성격은 역외국에 대해서는 공개적 성향을 띠어야 한다.

그래야 무역상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고 추후 인접국과의 FTA확대를 추진할때 용이하다.

추진방법에 있어서는 해당국의 발전단계에 맞게 이원적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미국 일본과는 처음부터 FTA를 추진하기 보다는 투자협정을 통해 교류기반을 다져야 가장 우려되는 산업구조의 고착화.수직화를 방지할 수 있다.

반면 칠레처럼 발전단계가 낮은 국가와는 곧바로 FTA를 추진하는 것이 유리하다.

동시에 초기부터 일괄적으로 시장을 개방하는 전면적 통합보다는 특정부문에 국한된 부문별 결합이나 특정지역을 연결하는 선형자유무역지대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한.중.일 3국간 FTA 추진시에는 북한문제에 대해 각국의 입장을 사전에 정리해 두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