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디지털 시대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편화된 현대사회에서 기업의 경영환경은 물론 소비자의 의식과 소비행태도 완전히 달라졌다.

시장의 변화를 남보다 한발 먼저 예견하고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마케팅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

마케팅의 대가로 꼽히는 필립 코틀러 미국 켈로그 경영대학원 교수는 "마케팅의 사고와 관행도 21세기에 맞춰 업그레이드해야 기업의 생존 경쟁에서 살아 남는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하루가 멀다 하고 기업간 전자상거래(B2B)와 기업.소비자간 전자상거래(B2C) 등 인터넷 비즈니스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대기업의 인터넷 비즈니스 진출은 이젠 뉴스도 아니다.

중소기업과 재래상가들도 인터넷쇼핑몰을 구축하거나 전자상거래에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5월만 해도 1만개 중소기업들을 묶는 "중소기업 인터넷 커뮤니티"가 출범했고 동대문의 1만여개 재래상점이 모여 인터넷 쇼핑몰 출범을 선언했다.

인터넷시대에 맞는 새로운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디지털시대의 마케팅은 경영활동의 부분적 기능이 아니라 기업의 흥망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이번에 한국경제신문의 우수 마케팅 업체로 선정된 태평양 두산타워 신무림제지 LG칼텍스정유 39쇼핑 SK 삼성전자 파리크라상 빙그레 옥션 등은 디지털시대에 한발 앞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활용해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21세기 마케팅의 키워드는 인터넷의 급부상, 새로운 소비층을 겨냥한 타깃 마케팅, 브랜드 파워 등을 꼽을 수 있다.

인터넷 사용인구가 1천2백만 명을 넘어선 한국의 상황에서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올들어 인터넷 마케팅은 단순히 배너광고를 띄우는 수준이 아니라 소비자들을 회사의 "커뮤니티"로 편입시키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인터넷에서 회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경품을 주거나 e메일을 보내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인터넷 마케팅은 회원 수에 회사의 사활을 걸고 있는 네띠앙 야후 다음등 포털 업체들이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조업체를 비롯 신용카드회사 백화점 슈퍼 등 다양한 유통업체들도 인터넷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요즘에는 대형 슈퍼체인등 소매업체들도 고객에게 사은품과 다양한 할인 혜택을 주는 회원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인터넷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예 공동 전선을 구축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달 16일 에는 삼성전자 현대정유 LG텔레콤 등 국내의 11개 대기업들이 인터넷 공동 마케팅을 위해 "디지털랭크"를 설립한다.

초대 사장으로 내정된 곽동수씨는 "인터넷 공동 마케팅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판촉활동을 극대화해 온라인에서 최고 브랜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깃 마케팅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최근 소비시장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자 기업들은 고소득층을 겨냥한 VIP 마케팅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고소득층을 겨냥한 타깃 마케팅은 유통업체에서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회원수가 1백만명이 넘는 대형 백화점의 경우 약 1%의 우량 회원만을 선별해 정기적으로 할인쿠폰이나 패션쇼 초대권 등을 보내주거나 백화점내 VIP 라운지를 제공하는 등 "귀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명품 백화점을 내세우는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5월초 상류층만을 대상으로 회원제로 운영하는 인터넷 명품쇼핑몰인 "루이지닷컴(www.LouisG.com)"을 오픈하기도 했다.

요즘 기업들의 또 다른 관심사중 하나는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것이다.

외환위기 직후 부도를 낸 진로가 위기를 극복하고 소주시장에서 오히려 점유율을 높여가는 것도 "두꺼비"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다.

기업들 사이에 회사 이름이나 상품명을 아예 브랜드화하는 것도 "브랜드=기업자산"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연초 21세기 기업경영의 핵심을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두겠다고 천명했다.

브랜드 가치가 기업의 "생존"이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 업체들은 브랜드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신현암 수석연구원은 "손으로 만져 보거나 볼 수 없는 사업아이템을 갖고 있는 닷컴기업들에 브랜드전략은 기업 생존의 요체"라면서 브랜드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들의 브랜드마케팅은 광고회사들의 영업전략에서도 나타난다.

기업들의 마케팅을 최전선에서 지원하는 광고회사들도 올들어 스스로 "광고대행사"가 아닌 "브랜드 컨설팅 회사"를 내세우고 있다.

배종렬 제일기획 사장은 제일기획을 브랜브 컨설팅 회사로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전희천 오리콤 사장도 5월초 창립 33주년 기념식에서 브랜드 매니지먼트 회사로의 변신을 선포했다.

최인한 기자 janu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