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읍 태전리 야산중턱의 싱싱한 신록 속에 자리잡고 있는 재현창호.이 회사 가재민 사장(46)과 임직원들은 요즘 신이 났다.

주문이 몰리고 있기 때문.수의계약으로 발주하겠다는 건설업체가 늘고 있어서다.

불황에 허덕이는 대다수 건자재업체들과 대조를 이룬다.

게다가 이 회사는 최근 2년새 공장을 2개나 인수해 설비를 2배로 확장한 상태.올 매출은 작년보다 70% 늘어난 2백2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현창호는 고급 원목으로 도어와 문틀 인테리어제품을 만든다.

원목소재 종합인테리어 업체인 셈이다.

굵은 무늬가 있어 품위가 느껴지는 오크,붉은 빛으로 신비한 느낌마저 드는 체리,고운 무늬의 단풍나무 등이 주소재다.

국내 목재인테리어업체는 수백개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이 회사가 급성장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첫째,고급제품을 전문적으로 만든다는 것.도어의 소재는 다양하다.

종이를 재료로 한 하니콤에서 합판 중밀도섬유판 파티클보드 원목에 이르기까지.싼 문짝이 개당 5만원인데 비해 고급원목 제품은 개당 1백만원에 이른다.

아름다운 무늬 덕분이다.

재현창호는 이들 중에서도 최고급 원목도어와 인테리어자재를 만든다.

독일 미국 캐나다에서 수입한 것.제재목을 들여올 때도 옹이나 흠이 없는 고급 수종을 엄선한다.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다.

둘째,첨단시설로 철저한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는 점.가공할 때 KS수준 이상으로 정밀하게 제작한다.

길이나 너비 폭을 재단할 때도 마찬가지.컴퓨터 수치제어설비를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공장에는 독일 아탈리아 등지에 수입한 NC루터기 래핑기 테노너 등 첨단설비로 가득 차 있다.

도어와 문틀 인테리어자재가 재래식공정에 의해 제작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정밀과학에 의해 생산된다.

이 회사는 남들이 시설을 줄이는 외환위기때 과감하게 투자했다.

98년에만 25억원을 쏟아부었다.

경기가 불투명한 시절 중소기업으로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오래 거래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정성껏 제작했더니 주문이 몰리더군요" 가재민 사장의 설명이다.

고등학교 졸업후 건설업체에서 일한 뒤 85년 창업했다.

그동안 시공한 곳은 LG건설의 용인수지아파트,대림산업의 대림해운대 2차아파트,풍림산업의 학익동과 수원 영통아파트 등 수백곳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인테리어와 창호공사를 합쳐 1만가구분의 공사를 수행했다.

재현이라는 상호는 자신 이름의 가운데 글자와 아들 이름의 끝자를 따서 지은 것.이제 회사명은 건설업계에서 신뢰받는 브랜드가 됐다.

그가 태어난 충남 서산은 어리굴젓의 고장이자 말이 느리기로 유명한 동네."느리지만 철저하게,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킨다"는 게 경영철학.계약한 조건보다 더 나은 제품을 공급한다는 신념이 회사를 성공가도로 이끌고 있다.

(0347)767-9912

김낙훈 기자 nh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