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페라리가 있다면 독일에는 포르셰가 있다.

또 영국에 맥라렌이 있는 것처럼 미국에는 코베트(Corvette)가 있다.

우리는 흔히 자동차를 동물에 비유해서 표범처럼 달린다든지 야생마를 닮았다든지 하는 식으로 표현한다.

코베트는 이런 표현법을 쓰자면 강한 힘과 저돌적으로 달리는 특성 때문에 말보다는 미국의 대평원을 질주하는 들소에 더 가깝다.

광활한 땅에서 태어나 구속받기를 싫어하고 프론티어적 기질이 강한 미국인들의 국민성을 그대로 빼어 닮은 차다.

시보레(Chervolet)의 코베트가 처음 태어난 것은 1953년이다.

초기 모델은 스포츠카라기보다는 패밀리카에 가까운 세단형이었다.

그러나 57년 모델부터 지금과 같은 야성적이면서도 날렵한 스타일로 변모했다.

60년대에는 당시 추진되던 우주 개발의 영향으로 차체의 디자인이 로켓 모양을 닮은 날카로운 스타일로 바뀌었다.

이후 70년대에 들어오면서 스포츠카 테일 램프의 전향이라고 할 수 있는 원형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유행시키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유럽형 스포츠카들이 오직 달리기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라면 코베트는 달리는 즐거움에다 일상 운전에서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차처럼 CD플레이어에 가죽 시트, 각종 전동 편의장치, 액티브 핸들링 안정 시스템같은 여러 가지 사양을 채택했으면서도 출발후 12초만에 4분의 1마일(4백m)을 주파하는 차를 찾아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세계 최장이라 불리는 미국 경제의 호황과 베트남전 이후의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 코베트는 현재 미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30~40대의 스포츠카 구매붐이 맞아 떨어지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1953년 첫 출시 이래 지금까지 5세대를 거치면서 미국의 "드림카"로 성장해온 코베트.

이 차는 주로 대중적인 패밀리카를 만드는 GM의 가장 크고 오래된 계열사(Division)인 시보레사를 강력하고 성능좋은 차를 만드는 회사로 이미지를 변화시킨 명차인 동시에 근육질의 "터미네이터"로 사랑받고 있는 세계의 명차다.

김채원 < 현대.기아자동차 연구개발본부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