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우리 아이 초음파 사진도 확대해서 거실에 걸어 놓을 수 있나요"

지난달 29일 오후 미도파백화점 상계점 8층에 있는 포토갤러리 매장.

아이를 출산한지 얼마 안돼 보이는 한 주부가 임신 카드에 붙어 있는 초음파 사진 한 장을 들고 찾아왔다.

아이의 초음파 사진을 확대해서 액자에 보관하고 싶다는 주부를 맞은 이 매장의 사장은 조민호(42)씨.

조씨는 고객의 엉뚱한 요구에 황당했으나 기술적으로는 전혀 문제될게 없었다.

그래서 "물론 됩니다. 원하시면 초음파 사진에 컬러를 넣어 드릴 수도 있습니다"고 대답하고는 손님에게 자리를 권했다.

조씨가 운영하는 포토갤러리는 디지털 사진기술을 이용해 액자 쿠션 시계 열쇠고리 등에 기념사진을 새겨주는 곳.

또 컴퓨터를 이용해 낡은 사진을 새 것처럼 만들거나 여러장의 사진을 하나로 합성해주기도 한다.

자동차 회사에서 품질관리 과장으로 일했던 조씨가 직장을 그만 두고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디지털 시대 아닙니까. 디지털 사진을 이용한 포토아트 사업도 당연히 성장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창업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점도 구미를 당기게 했죠"

조씨는 이 사업을 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사업 아이템을 결정한 이후 조씨는 디지털 사진제작 프로그램인 포토숍을 밤마다 독학했다.

다음 문제는 매장 선정.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찾아다닌 끝에 백화점만한 장소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창업비용으로 투자된 금액은 총 3천만원 정도.

창업비용은 퇴직금으로 충당했다.

창업 초기만 해도 디지털 사진관이 뭐하는 곳인지 모르는 손님들이 많아 애를 먹었다.

하지만 모니터를 통해 즉석에서 사진 상태를 확인하고 마음에 안들면 몇번이고 다시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서서히 구전효과를 타기 시작했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해 이제는 3천여명의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요즘 조씨의 한달 수입은 2백50만~3백만원선.

아직까지 대기업 근무 때보다는 적은 액수다.

"얼마전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다시 입사할 생각이 없냐고 연락이 왔어요. 없다고 그랬죠.제가 만들어준 사진을 받아보고 기뻐하는 손님들을 볼 때마다 보람찬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보람"과 "사업성"을 갖춘 자신만의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그는 말한다.

"섬세하고 친절한 여성분들이 하기에 좋은 사업이죠.하지만 지속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습득하려는 노력이 없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대기업맨"에서 "디지털 사진의 전도사"로 나선 그가 예비창업자에게 들려주는 말이다.

문의(02)3392-8354

< 최철규 기자 gray@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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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하려면 ]

디지털 사진관은 직접 촬영하거나 고객이 갖고 온 사진을 이용해 액자 머그잔 등 다양한 형태의 "개인화 상품"을 만들어주는 곳.

창업전문 컨설턴트인 유재수씨는 "현대인들의 개성화 경향과 맞물려 유망업종으로 부상한 창업 아이템"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이 사업을 프랜차이즈 형태로 벌이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는 포토갤러리.

창업하는데 드는 비용은 임대료를 제외하고 대략 3천만~4천만원선이다.

가맹비(3백만원),초도물품비(5백만원),장비구입비(1천7백만~2천7백만원),인테리어비(5백만원)등이 필요하다.

제품의 가격은 2천5백~15만원까지 다양하다.

티셔츠의 경우 1만5천~3만5천원,사진 복원과 벽걸이 액자는 7만~15만원 정도다.

한달 매출액은 8백만~9백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중 재료비(2백50만원),인건비(1백만원),임대료(1백만원),관리비(1백만원) 등을 제하고 나면 2백50만~3백50만원이 순이익으로 남는다고 본사측은 말한다.

유망 입지로는 단연 지하철역 주변이나 백화점 매장을 꼽을 수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컴퓨터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사진 편집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컴퓨터 영상관련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한다면 금상첨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