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내게 너무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국가정보원 2차장이 말기 간암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채 일에 몰두했고 이윽고 양측의 합의가 발표되자 사직했다는 보도를 접하고서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이 세상에서 자신의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설사 시한부생명을 선고받았다 하더라도 생존 기간을 연장하고픈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아랑곳 하지 않고 나라에 대한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이 분이 보여준 행동은 구도자라도 하기 어려운 일임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사리사욕을 위해 제 길을 벗어나는 공직자가 수도 없이 많은 세상이라 더욱 그렇지 않나 싶다.

진정으로 하루빨리 낫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엄재근 < 서울 도봉구 방학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