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놓은 상암지구 신도시개발 계획이 눈길을 끄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각종 광역교통망이 만나는 요지인데다 서울시내와 가까운 곳에 개발가능한 대규모 공간이 흔치 않아 전망이 상당히 좋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는 2002년 월드컵 축구경기가 열릴 예정인데 바로 그 옆에 거대한 쓰레기 매립장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는 현실적인 고려도 서울시로서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항상 그렇듯이 상암신도시 조성계획도 매우 야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불모지나 다름 없는 난지도 일대 1백10여만평을 밀레니엄 공원으로 조성해 생태계를 회복시킨 "환경도시"이자 디지털.미디어 등 첨단산업을 결합하는 "정보도시"이고 신공항철도,경의선,서울지하철 6호선,경인운하 등을 통해 서울의 "관문 도시" 역할까지 수행하게 되는 미래형 복합신도시로 개발한다는 청사진이다.

그러나 과연 처음 계획대로 잘 될지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전원형 자급자족도시를 지향했던 분당 일산이 실제로는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것처럼 상암지구도 마구잡이식 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공원 조성비용 7백68억원만 서울시 예산으로 처리하고 나머지 비용은 택지.사무실 일반분양,공공기관 유치 등을 통해 자체 충당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예산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과거 신도시개발 때처럼 땅장사식 개발이 될 위험이 어느 때보다 크다.

또한가지 문제는 인접지역의 교통난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는 점이다.

일산 영종도 등 시외곽과 도심을 연결하는 주변도로 확장,신공항고속철도 부설 등으로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퇴근때 자유로 등지의 상습정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걱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서울시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당부할 점은 월드컵경기를 의식한 나머지 신도시개발이 졸속으로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월드컵이 열리는 2002년 6월 이전에 밀레니엄 공원을 완공하고 주거단지 부지조성과 첨단산업지구 입주기업 선정을 마친다는 계획이지만 그보다 먼저 지반안정성과 다이옥신배출 등 환경위험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첨단산업지구의 성공여부도 국내외 유수기업들을 얼마나 많이 유치할수 있느냐에 달려있는 만큼 입주기업 선정을 서두르지 말고 신중하게 해야할 것이다.

과연 상암신도시가 "장기간에 걸쳐 충분한 검토끝에 계획을 마련한 만큼 한치도 차질없이 실행될 것"이라는 고건 시장의 장담이 지켜질지 두고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