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박람회는 1년 내내 세계 곳곳에서 열린다.

1월초 미국 애틀랜타꽃박람회를 시작으로 2월엔 워싱턴과 독일 뉴렌버그,3월엔 일본 지바와 오사카에서 화훼및 정원박람회가 마련된다.

6월엔 아일랜드 더블린,8월엔 오스트리아 툴른,9월엔 독일 쾰른과 프랑스 오를레앙,11월엔 네덜란드 알스메어에서 꽃의 제전이 펼쳐진다.

어제는 국내 화훼산업 발전을 목표로 1997년 출범한 "고양세계꽃박람회" 두번째 행사가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에서 개막됐다.

고양시는 그동안 이 박람회를 위해 적지 않은 준비를 했다.

호수공원안에 전용전시관을 세우고 전통정원을 조성했는가 하면 일본 하코네공원처럼 야외조각을 놓고 호수중간쯤 걸어서 건널수 있는 나무다리도 만들었다.

그늘이 될만한 나무를 심고 관람객들이 쉴수 있는 천막을 설치하는 등 97년 첫행사때 문제로 지적된 점들을 보완했다.

개막초 이틀을 관계자들의 수출입상담을 위한 멤버십데이로 정해 일반인은 28일부터 관람토록 한 것도 97년의 혼란과 불만을 막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그러나 일시적인 눈요기를 위해 공원 내부는 물론 근처 길가의 잔디를 들어내고 그자리에 팬지등 일회용 꽃을 심은 것은 아무래도 전시행정의 표본같아 찜찜하다.

97년에도 멀쩡한 잔디를 뽑아내고 꽃을 심었다 행사가 끝난 뒤 흉한 꼴로 남은곳을 복원하느라 법석을 떨었기 때문이다.

행사를 빌미로 은근슬쩍 시민단체가 반대해온 놀이시설을 들여놓은 것도 석연치 않다.

어른 9천원,중고생 5천원이라는 관람료도 결코 만만치 않다.

문제는 박람회의 성격이다.

외국의 꽃박람회처럼 전문적이고 상업적인 견본시로 육성할 것인지 대중적 성격의 축제로 정착시킬 건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꽃박람회는 개화기간때문에 외국에선 길어야 5일을 넘기지 않는데도 고양시의 경우 입장수입을 위해 이번에도 12일이나 잡았다.

지난번처럼 끝날 때쯤엔 꽃이 모두 시드는 사태가 안생긴다고 보기 어렵다.

고양시를 21세기 국제화훼교류의 중심지로 만든다는 취지를 살리려면 정보교류및 수출입상담 위주의 전문박람회로 운영하는 것이 마땅하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