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물산은 산란계(닭)를 연간 5백만수 이상 처리하는 전문업체다.

국내 시장을 20% 이상 차지할 정도로 탄탄한 영업기반을 자랑한다.

충남 서산시 고북면 기포리에 위치한 이 회사에도 IMF사태에 따른 한파를 피할 수 없었다.

거래업체의 잇단 도산으로 주문물량이 격감하고 원자재난까지 겹쳐 생사기로에 서는 위기에 처했다.

이때 근로자들은 급여를 무조건 15% 반납했다.

판공비 출장비 접대비 차량유지비 등도 10%씩 깎았다.

숙소관리비도 본인이 부담했다.

그러면서도 근무시간은 한시간 연장했다.

이 모든 것이 근로자들 스스로 결정한 사항이었다.

박윤숙 사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내몫을 기꺼이 반납하고 나선 근로자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근로자들은 생산현장에서 낭비요인이 큰 전기와 물을 절약하는데 주력했다.

닭뼈에 붙어 있는 살을 떼내는 발골작업에 사용하는 물의 양을 밸브장치 개조를 통해 10% 이상 줄였다.

전등도 작업자의 위치에 따라 점등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면장갑 작업복 장화 숫돌 칼 등 소모품도 5~10% 줄여나갔다.

이 회사는 매주 월요일마다 근로자 스스로 분임토의를 열고 있다.

각 부서의 팀장들이 생산량 서비스개선 등 한 주간의 계획을 세우고 지난 주의 실적을 평가한다.

매달 마지막 월요일에는 노사대표가 모여 한달동안의 추진결과를 함께 평가하고 사용자는 바이어상담 등 주요 경영내용을 꼼꼼히 설명해 준다.

회사장부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비치해 놓고 있다.

전체 근로자의 85%가 주부사원인 점을 감안해 사내에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이직률이 거의 없어 높은 생산성을 자랑한다.

이같은 노사화합으로 이 회사는 빠른 기간내에 불황을 극복하고 본격적인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매출액이 지난 98년 4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60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75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97년 10만달러에 머문 수출실적은 올해 1백만달러로 높일 계획이다.

재해율도 1%대 미만으로 동종업계 평균 재해율 3~4%보다 훨씬 낮다.

지난 3월에는 환경과 품질을 인증하는 ISO 14001과 ISO 9002를 획득했다.

또 산란 폐계를 가공하는 연육화 기술을 특허내기도 했다.

회사측은 앞으로 1차상품 위주의 수출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인 2차상품을 수출하는 국제적인 전문 산란계 가공업체로 발전시킨다는 전력이다.

윤병두 근로자 대표는 "우리 회사 근로자들은 회사가 어려우면 회사부터 살리는데 앞장서 왔다"며 "앞으론 소비자들을 위해 더욱 위생적인 생산관리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 서산=이계주 기자 leerun@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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