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식목일도 지났다.

식목일은 나무를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 심고 가꾸기 위한 날이다.

나무와 산림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는 새삼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도 울창했던 숲이 몇년새에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채 민둥산으로 탈바꿈한 곳이 있다.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산 87일대의 뒷산(야산)이 그렇다.

이곳은 잡목과 함께 밤나무 숲이 있었던 곳이었다.

봄이면 비둘기와 뻐꾸기 등이 울고, 꿩들이 짝을 짓는 곳이었다.

5~6년전부터 누군가가 나무를 한두그루씩 베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지금은 시에서 허가해 준 10여평 규모의 가건물 한 채가 들어서 있다.

어떤 용도인지 모른다.

사람이 살지도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그 집 부근 나무를 베어낸 자리에는 새로이 집 한채가 들어섰다.

염소를 기르느라 그러는지 울타리까지 쳤다.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

나무를 베어내기 시작할 때부터 동사무소나 과천시에 숱하게 신고를 했다.

그러나 무슨 법조문만 나열된 회신만 돌아올 뿐 그 가건물의 용도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답을 주지 않았다.

많은 국민들이 4월이 되면 나무를 심고 가꾸느라 바쁘다.

오죽하면 5일을 식목일로 지정했겠는가.

그런 흐름에 동참은 못할지언정 거꾸로 가는 행태는 무슨 설명을 하든 용납될 수 없다고 본다.

가뜩이나 산불로 우리의 산은 황폐해지고 있지 않은가.

나무가 베어진 민둥산을 보는 안타까움과 뻐꾸기와 꿩의 울음소리가 그리워진다.

"행사적"인 나무 심기도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기존의 작은 숲이라도 소중히 여겨 보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정해숙 <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